한국 드라마계에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는 명대사를 남긴 '천국의 계단이 있다면,
한국 헬스계엔 "이거 언제까지 해요?"라는 절규를 내뱉게 하는 '천국의 계단'이 있다.
그 이름하여 스테어 클라이머! 이름부터 어렵고 난리..
혹시나 이 기구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은 위한 깨알 정보
DRAX 스테어 클라이머
- Android 운영체제를 탑재한 Touch Screen 시스템
- 강화유리 보호 15.6인치 Full HD 디스플레이
- 디지털 TV 수신 & Android iOS 스마트폰 미러링
- 모니터 화면과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제어 컨트롤러
- ECB 컨트롤 시스템 적용
- 25단계 세분화된 부하조절을 통한 폭넓은 운동강도 선정
- 첨단 인텔리전트 하트레이트 시스템 내장
- 내구성이 강한 체인구동 방식
- 정밀가공, 고강도 스틸 프레임 구조
- 결론은 아주 구체적으로 고생시켜 주겠다는 뜻.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해야 하는 나는,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 건강에 적신호가 떴음을 직감했다. 연이은 밤샘과 야식으로 인해 살이 급격하게 쪄버렸고, 아침엔 도통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이다.
이젠 젊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나이에 운동을 제대로 해본 적도 없었으니 방치한 몸이 망가지는 건 당연한 일인 거다. 더 이상 이대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당장 헬스장과 PT를 끊고 건강을 위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땐 몰랐지.. 사람을 괴롭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는 걸..
정말 다양하고 신박한 방법으로 나를 혹사시켜 준 PT선생님은(그분은 제 할 일을 하신 거지만..) 수업이 끝났을 때 함박 웃으며 이 말을 건넸다. "계단 타고 가세요. 회원님~! 꼭이요! "
선생님말이라면 늘 잘 듣는 나는(엄마말이나 잘 들어..) 당연히 별 의심 없이 계단에 올랐고 난생처음으로 '하늘이 노랗다'라는 경험을 하게 된다. 빠른 속도도 아니거니와 시작한 지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기분을 들게 하다니 굉장한 기구로다!
나중에야 알아보니 이게 그 유명한 '천국의 계단'이란다.
난다 긴다 하는 PT선생님도 하고 나면 쓰러진다는 악명 높은 기구.. 효과만 없으면 쳐다도 안 봤을 텐데 누구나 강추하는 기구이다 보니 안 하기엔 또 아쉽다. 그러니 내가 적응하는 수밖에..
몇 년이 지난 지금. 천국의 계단은 헬스장의 마지막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이만큼 익숙해지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는 지금의 몸이 알려주고 있으니 만족스럽다.
5분도 못했던 내가 이젠 40분도 해내는 걸 보면 지금도 약간 감격스럽다. 지나가는 PT선생님에게 "언제까지 해요?"를 앵무새처럼 외치던 과거의 나는 이제 없다는 게 또 뿌듯하기도 하다. "20분 더 하세요~!"라고 환히 웃어주던 선생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올해 운동을 목표로 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마지막 유산소 운동으로 계단 타기를 정말 추천하고 싶다. 나만 당할 순 없지.. 가 아니라!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할 수 있어 짧은 시간으로도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대신 관절이 약하거나 기초 체력이 너무 낮으신 분들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괜히 천국의 계단이 아니니 처음부터 각 잡고 달려들었다간 정말 천국을 볼..
아무튼 이런 힘든 시간들이 나의 일상으로 스며든 요즘이 참 즐겁다. 헉헉거리며 흘린 땀을 닦고 샤워하고 나온 후가 참 상쾌하다. '이 맛에 운동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분명해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일들 일테다.
아직 천국의 계단을 정복했노라 말할 순 없지만 하기 싫은 핑계 대지 않고 운동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기쁘다. 이런 기쁨을 보다 많은 분들이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 모두 건강해지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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