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캐릭터와 독보적인 색감으로
1억 명의 마니아를 탄생시킨 스튜디오 지브리
전 세계 사람들은 왜 지브리의 애니메니션에 열광하는가
* 제목 : 지브리의 천재들
* 지은이 : 스즈키 도시오 / *출판사 : 포레스트북스
* 키워드 : 지브리, 성공비결, 천재들의 인간미, 애니메이션 작업
* 장르 : 경제 / 경영
* 만족도 : ★★★★
* 한줄평 :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랑으로 똘똘 뭉친 지브리의 성공 비하인드
[책 리뷰] 지브리의 천재들 - 스즈키 도시오 / 지브리 스튜디오를 이끈 천재들의 경영 철학과 신념 / 애니메이션 제작
작가 소개 : 스즈키 도시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자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 이사 겸 프로듀서.
30여 년간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만든 모든 작품의 기획, 제작, 마케팅을 총괄. 타고난 감각과 창의적인 기획력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었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그 이름. '스튜디오 지브리'
나는 아직도 처음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보았을 때의 충격이 떠오른다. 단순한 그림 속에서 펼쳐지던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들의 전개는 2시간이라는 시간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그 흡입력이 굉장했다.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며 희로애락을 나누었던 지브리에 대한 책이 나온 것을 보곤 구매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보아왔던 다양한 지브리 애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 수 있다니.. 읽기 전부터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진 채, 숨겨져 있던 비밀의 정원을 탐험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기로 한다.
이 책은 지브리가 세워지기 전부터,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그들만의 도전기와 전성기의 지브리, 그리고 세대교체 후의 새로운 모습으로 자리매김한 지브리 전 생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시대별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그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 전에 일어났던 크고 작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와 지브리를 이끌었던 큰 기둥인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의 복잡 미묘한 애증의 관계를 재미있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일본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례적인 흥행수익과 세계적인 성공을 이룬 지브리의 영업비밀도 서슴없이 알려준다. 과감한 도박, 회유, 끈질긴 설득, 생각의 전환, 대범한 결단까지 애니메이션 한 작품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고군분투기가 생생하게 전달된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애니메이션 제작의 어려움과 시대적 배경, 전채적인 능력을 가진 제작자들의 미워하지 못할 특이한 성격들,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치열한 신경전에 대한 사연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지브리가 생기기 전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부터 '추억의 마니'까지 지금의 지브리가 있기까지 걸어왔던 험난하고 울퉁불퉁한 길을 쭉 보고 있으니, 매번 성공을 이루며 모든 것을 쉽게 해냈을 거라는 내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거듭되는 난제의 되풀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답을 찾으려 노력했던 모습,, 천재라는 타이틀 뒤에 숨겨져 있던 엄청난 고뇌와 뼈를 깎는 직업들이 있었기에 관객으로 하여금 감탄과 감동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브리의 천재들' 속 애니메이션의 일화들
현재 지브리의 마스코트로 막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이웃집 토토로'는 개봉당시 적자였지만, DVD, TV, 굿즈로 엄청난 수익을 올린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포스터 속에 숨겨진 이야기와 '요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이겨내고 무사히 영화 배급에 성공한 애니다.
토토로만으로는 힘들어 부정적 이미지를 아예 높이기 위해 '반딧불이의 묘'를 동시상영하는 기질을 발휘하여 시너지 효과를 얻었었다. 당시 일본의 정서에 반하는 내용이었지만 강단 있게 밀고 나갔던 덕분에 지금의 토토로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오락이 주 장르였던 애니메이션에 철학적인 의미가 함께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주인공 치히로는 지브리 스태프의 딸 치아키가 기획의 발단된 애니메이션이다. 러브스토리보다 현대 인간상을 닮아 있는 '가오나시'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센과 하쿠의 이미지를 원했던 배급사에 대항하여 가오나시를 내민 것은 기획자 스즈키 도시오의 확실한 감 때문이었다고 한다. 가오나시가 흥행을 불러올 거라는 확실한 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가장 고생한 작품이다. 움직이는 성을 표현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결국 회의 중에 한 낙서에서 완성된 일화가 나온다. 타국에서 적품성으로 극찬받은 디자인이 어쩌다 보니 만들어졌다는 걸 보면 의도치 않는 상황에서도 해답을 찾을 수가 있다는 우연의 힘을 믿게 된다.
그와 더불어 캐릭터와 딱 맞는 성우진이 한몫을 했는데, 하울 역의 기무라 타쿠야는 굉장한 지브리 팬이라 녹음당일 대사를 다 외워왔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동안 지브리에서 보기 힘들었던 본격적인 러브스토리를 담았으며, 작품성으로 인정받기 위해 최소한의 홍보전략을 내세웠다.
미야자키 감독이 어린아이를 위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제작된 '벼랑 위의 포뇨'는 귀엽고 몽글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감독의 광기가 서려있는 작품이다. 욕조 속에서 가지고 노는 장난감의 탱탱함을 표현하는 '포뇨포뇨'라는 단어에서 주인공의 이름 '포뇨'가 만들어졌다.
포뇨의 주제곡은 한번 들으면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데, 아이와 부모가 함께 부를 수 있는 곡으로 특별히 요청한 후 만들어졌기에 애니메이션만큼이나 히트를 친 주제곡이 되었다. 포뇨가 등장하는 파도신부터 이 애니에 나오는 파도는 모두 미야자키 감독이 수작업으로 만들어 냄으로써 그가 가진 작품에 대한 광기를 함께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브리의 천재들'에는 작업하기 전 늘 일어났던 미야자키와 다카하타 두 감독의 실랑이 속에서 느껴지는 이해 못 할 둘만의 애증관계와 지독한 일벌레들의 노력, 수다를 좋아하고 잘 삐지는 성격 탓에 여전히 가지고 있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있다.
여러 천재들의 이야기 속에서 알 수 있었던 건, 관객들에게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르지 않는 열정과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시도하는 도전정신이었다.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고, 현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삶과 애환을 유쾌하게 담아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선 '지브리'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 낸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한 달의 시간을 투자해서 나오는 결과물은 단 '5분'.
그 5분들을 모으고 모아 완성된 2시간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마음을 건드리는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다. 나 역시 마음의 위로와 웃음을 얻었기에, 지금까지 지브리에 대한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
성공의 이면에서 벌어지는 전쟁 같은 나날을 이겨내며 오랜 시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지브리의 정신을 본받아야겠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 두 거장의 인생철학과 그들을 지탱해준 여러 천재들의 신념이 담긴 지브리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란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 책을 읽은 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작은 비밀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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