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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책 리뷰

[책 리뷰] 숲스러운 사이 - 이지영 / 제주 환상숲 숲지기 딸이 들려주는 숲과 사람 이야기 / 에세이

by 나비서재 2024.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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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만난 관계는 상하와 좌우가 없다.
계산적 관계애 치진 이들을 향한 따뜻한 손 내밈
우리 같이 숲 걸을까요?

숲스러운-사이
숲스러운 사이 / yes24

* 제목 : 숲스러운 사이
* 지은이 : 이지영 / *출판사 : 가디언
* 키워드 : 숲의 인연, 숲해설가, 제주환상숲
* 장르 : 한국 에세이
* 만족도 : ★★★
* 한줄평 : 숲이 그리워지는, 자연을 탐험하고 싶어지는 이야기


숲스러운-사이
숲스러운 사이 / 이지영

작기 소개  이지영

제주 환상숲곶자왈공원에서 12년째 숲 해설가로 활동 중.
대학 졸업 후 농촌교육농장 교육 컨설턴트로 일함.
2012년부터 매일 환상숲을 드나들며 약 20만 명의 사람들에게 숲 해설을 함.
숲 해설과 스토리텔링을 접목하여 석사 학위를 받음.
기업 및 자연환경해설사 양성과정등에 출강 중.
<인간극장>, <당신의 이야기>, <스토리 그곳>, <한국기행> 등에 출연


차례

1부 / 봄 : 함께 숲을 걸은 사이 - 숲에서 만난 사람들
2부 / 여름 : 숲 사이로 걷아 보면 - 숲을 통해 알게 된 생각들
3부 / 가을 : 숲에서 사는 동안에 - 함께했던 이들과 그동안의 이야기
4부 / 겨울 : 숲에서 산다는 거리감 - 그 틈에서 산다는 것

 



숲스러운 사이


들어가며

공간에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어느 공간에 있느냐에 따라 몸과 마음이 달라지는 걸 보면 말이다.

똑같은 사람을 소음으로 북적이는 길에서 마주치는 것과 새소리와 바스락거리는 나뭇잎소리가 들리는 숲에서 마주치는 것. 이 두 공간의 차이가 가져오는 파장의 흐름은 분명 다를 것이다.

내가 '숲스러운 사이'를 읽고 특별하고도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던 것처럼.

자연, 특히 입체적으로 이루어진 '숲'이라는 공간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든 '숲스러운 사이'의 주인공은 이름도 생소한 '숲해설가'라는 직업을 가졌다. 

그런 직업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나의 호기심을 마구 건드렸던 이 책 덕분에 '환상숲'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탐험할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12년째 제주 환상숲에서 숲해설가로 활동 중인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숲스러운 사이'는 오랜 기간 숲과 함께하며 겪었던 특별한 경험들로 꽉 채워져 있다. 

의미 있는 인연, 시간과 계절의 흐름, 숲의 변화과정들이 담긴 그녀의 인생 스토리를 통해 우리가 앞으로 '숲'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한다. 

 

1부 / 봄 : 함께 숲을 걸은 사이 - 숲에서 만난 사람들


숲에서 일하다 보면 만나는 사람들로 인해 오히려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매일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다양한 연령층과의 만남 속에서 다채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는 손님들이 있다. 뭐라도 하나 주고 싶어 꺼낸 손톱깎기, 쓰고 있던 머리핀까지.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전하는 작은 선물을 전해준 분들과의 추억은 더 특별해서 오래 기억에 남는다. 

작은 선물에 담긴 큰 감사함을 알기에 사람들을 만날 때면 하나라도 더 아는 것을 잘 전달하기 위해 성심성의껏 준비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매일 하는 숲해설이지만 방문한 사람들의 반응과 분위기에 따라 여전히 긴장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난 후론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는 것을 느낀다. 덕분에 더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숲과 함께 한 자신의 경험들을 따뜻하게 존중해 주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더 큰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제주의 숲이라는 새로운 장소에서
스치듯 만나는 인연이라면
그 앞에서는 살짝 무장해체 되는 부분들이 있다.
- 숲스러운 사이  p.26 -

숲스러운-사이
숲스러운 사이

96세의 최고령 할머니와의 만남에서 잊고 있던 어릴 적 꿈이 떠올랐다. 그건 바로 좋은 할머니가 되는 것. 할머니의 무한 애정과 사랑의 표현을 정겹게 대했던 모습들을 보며 훗날 스스로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하게 된다. 

여덟 살의 천방지축아이와의 만남은 기가 싹 빠질 정도로 정신이 없었지만 의도치 않게 잡게 된 작은 손의 온기에 되려 위로를 받게 된 적이 있다. 자신은 늘 주는 쪽이라 생각했는데 어린아이에게 따스함을 받게 되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숲 속에 피는 작디작은 꽃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은 작은 것으로도 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래 기억에 남는 반짝임 들도 크고 화려한 것이 아닌 소박하고 평범한 것이라는 사실도. 작고 사소한 것의 중요함을 잊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2부 / 여름 : 숲 사이로 걷아 보면 - 숲을 통해 알게 된 생각들


숲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숲과 함께하는 생명과 인간의 삶을 덧붙여 알려주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누가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숲의 모습에서 각자 느꼈을 감동의 순간들을 함께하는 건 큰 기쁨이다. 

꾸미거나 왜곡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주는 이들의 시선과 친절, 배려가 만들어내는 정겨운 따스함. 이 따스함이 다른 이들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한 달에 한 번 단 10명의 사람들과 떠나는 '야간 숲 투어'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다. 

아침 숲이 새소리로 깨어난다면
밤의 숲은 풀벌레 소리로 채워진다.
매일 걷는 그 길이 새로운 공간으로 변해있다.
숲의 풍광이 눈앞에 펼쳐지진 않지만,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들이 함께 살아나는 시간이다.
- 숲스러운 사이  p.75 -

숲스러운-사이
숲스러운 사이

시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 거니는 밤의 숲은 또 다른 매력을 손님들에게 선물한다. 안온한 어둠이 주는 신비로움 덕분에 숲을 찾은 이들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기도 한다. 

밤의 적막함은 자연스럽게 사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오롯한 어둠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감사함과 아름다움을 위해 사람들은 자연을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하며 편안하고 기분 좋은 낮과 밤을 보낼 수 있기는 바라는 마음이다.

숲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지만 새로운 만남이 거듭되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연을 통해 나 역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배우고 있다. 

매일같이 드나드는 숲을 이젠 거의 다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번도 보지 못한 것들을 찾아내는 사람들을 보며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알고 있다는 것이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아니다.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3부 / 가을 : 숲에서 사는 동안에 - 함께했던 이들과 그동안의 이야기


자신의 땅을 가지시는 것이 평생소원이셨다는 아버지. 멋진 관광농원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빚을 내어 돌땅을 샀던 덕분에 오히려 뇌경색의 후유증을 이겨낼 수 있게 되셨다. 숲은 한계를 넘어서는 치유의 능력이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변화되는 숲의 모습을 보며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었고, '조금만 더'라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갔던 아버지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숲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환상숲 곶자왈 공원'.
아버지를 살려준 고마운 숲이자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남기는 생명력 넘치는 숲이 되었다. 

숲해설사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왔다. 숲에 들어온 지 2년 7개월이 되었을 무렵이다. 슬럼프를 이겨내고 스스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선택한 돌파구는 바로 아이들과의 만남이었다. 

우리보다 더 앞선 생각을 하는 아이들을 보며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이들이 지켜내겠구나 싶은 든든함을 느꼈다.
- 숲스러운 사이  p.131 -

숲스러운-사이
숲스러운 사이

이 숲을 이어받을 다음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농촌교육농장'을 기획했다. 아이들과 숲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며 숲의 아름다움을 지켜나가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깨닫게 된 것은 자연의 소중함과 사람사회의 긴장된 벽을 허무는데 웃음만 한 게 없다는 사실이다. 마스크로 가려진 무표정한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는 데 필요한 건 서로에게 진심을 전하며 숲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한 편으론 늘 가까이 있어 신경 쓰지 못한 것들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한번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4부 / 겨울 : 숲에서 산다는 거리감 - 그 틈에서 산다는 것


숲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을수록 아름답게 완성된다. 숲을 그대로 놓아두는 것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이 두 가지 중 무엇이 숲을 위하는 것인지 늘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무의 색, 모양, 무늬, 촉감 그리고 가지각색의 자연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열정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더더욱 열심히 숲을 탐험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숲은 늘 똑같아 보이지만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다른 풍경을 그리고 있다는 걸 매일 숲을 들여다보며 알게 된다. 그리고 똑같은 매일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숲과 함께하며 변화에 만감 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전혀 관심 없던 아이가 어느 순간
대상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그것을 뿌듯하게 여긴다는 점이 너무 사랑스럽게 보인다.
내가 환상숲에서 일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를
꼽으라면 그 순간이라고 주저 없이 말할 것 같다.
- 숲스러운 사이  p/228 -

숲스러운-사이
숲스러운 사이

숲 속에선 꾸밀 필요도 억지로 자신을 드러낼 필요도 없다.
그저 편한 옷과 신발이면 된다. 숲에선 그 모든 것이 용서가 되기 때문이다. 

어떤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자연이 훨씬 귀하고 특별하다. 숲을 통해 진정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언제나 감사인사를 건네주는 분들 덕분에 숲해설가로서 뿌듯함을 얻는다. 자연의 시간 속에서 살며, 매일 감사를 받는 일이 정말 좋은 일임을 늘 새롭게 느끼고 있다. 

 

'숲스러운 사이'를 읽고

자연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한다.
하지만 늘 곁에 있어 왔기에 되려 소홀하거나 별 거 아닌 듯이 여기기도 한다. 

작가가 숲해설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 중 가장 큰 것은 다음세대의 아이들에게 아름답고 소중한 자연을 잘 물려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은 홀로 살 수 있는 생명체가 아님을 기억하고,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계절의 따스함과 차가움, 울창하고도 쓸쓸한 숲, 들여다보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밤하늘의 별까지.

숲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고 있음을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들이 모여 숲과 단짝이 된다면, 마음의 편안함과 삶의 소중함 그리고 자신만의 특별함을 더 많이 찾게 되지 않을까. 

언젠가 제주에 가게 된다면 환상숲을 탐험하는 한 명의 어린아이가 되어보고 싶다. 그곳에서 어떤 새로움을 발견하게 될 것인지 벌써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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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스러운 사이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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