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5일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365 - 나누는 부_심경밀험
재물로 밭을 사면 백 년을 보존하지만,
재물로 덕을 사면 만고에 오래 남는다.
어떤 것이 나를 위한 것이고,
어떤 것이 남을 위한 것인가.
_<심경밀험>
思索
유독 힘들게 일해서 돈을 번 날이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돈을 어떻게 써야 잘 썼다고 소문이 날까?'. 아무 데나 쓰자니 그간의 고생이 아깝고, 안 쓰자니 그것도 아쉬운 상황이다.
예전 같았으면 고생한 나를 위해 돈을 썼을 것이 분명하다. 스스로를 대견스럽게 여기는 마음에 평소 갖고 싶었지만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을 대범하게 사버렸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이 가장 적절한 보상이라 여겼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번 돈 나에게 쓰겠다는 데 뭐라 할 사람도 없거니와 만일 있다고 해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달라졌다. 내가 힘들게 번 돈일수록 왠지 더 의미 있고 오래 기억되는 곳에 쓰고 싶다는 생각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나의 결실이 누군가에겐 시작점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하나를 나누었는데 둘 혹은 셋이 되는 행복감. 나의 작은 행동이 큰 뜻이 된다는 희열감과 충족감.
쓰는 곳을 조금 달리했는데 많은 것이 바뀌었다.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다채로운 감정들을 알게 되었고 덕분에 생동감 넘치는 삶을 선물 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만약 여전히 모든 것을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 절대 겪어보지 못했을 것들이다. 내가 가진 것 일부를 조금 나눈 것뿐인데도 몇 배는 더 크게 되돌아오는 신기함 역시 알게 되었다.
비단 돈이나 물질적인 것을 나누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자신의 생각, 마음가짐, 지식과 지혜들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 역시 오래 간직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임에 틀림없다.
또한 많은 것을 나누어야 한다는 부담도 내려놓아야 한다. 주는 것의 양이 중요한 게 아니다. 주는 사람의 마음이 더 중요한 것이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 큰 마음이 담겨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 것을 나누면 반이 되는 게 아니라 배가 된다. 마음과 정을 나눌 때 그 따스함 역시 배가 된다. 나누는 것을 즐기는 삶을 살아가자. 그럼 분명 가진 것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문장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곳에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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