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3일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365 - 구자하지 말 것_예기
재물 앞에서 구차하게 구하지 말고,
고난 앞에서 구차하게 피하지 말라.
_<예기>
思索
가끔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과는 다르게 요행을 바라게 될 때가 있다. 갑자기 큰 행운이 찾아와 할 일을 안 해도 된다거나 뜻밖의 돈이 생겨 여유를 부리고만 싶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이 한 번 싹트기 시작하면 괜히 늘 해오던 일도 귀찮아지고 정이 뚝 떨어져 버린다. 더군다나 그 일이 어렵고 복잡한 것이라면 더더욱 쳐다보고 싶지도 않게 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도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낙이 올 거면 그냥 올 것이지 고생까지 해야 한다니. 세상 불공평하고 억울한 마음이 한순간에 몰아치듯 나를 휘감는다.
그럼 못난 내가 불쑥 튀어나온다. 이건 이래서 싫고, 저런 저래서 싫고. '누가 내 일 좀 대신해 주면 안 되나' 하고 푸념하면서 정작 앞으론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채 제자리만 빙빙 돈다.
애초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요행을 바라는 것부터가 앞 뒤가 안 맞는 일이다. 일하지 않고 돈이 벌리길 바라는 것과 쉬운 일만 골라서 하려는 얌체 같은 마음이 옳을 리가 없다.
정당하게 일하고 돈을 버는 것. 고생길이 훤한 일에 뛰어들어 어떻게든 내 손으로 직접 해결하려 드는 것. 이런 것들이야말로 스스로를 구차하지 않게 하는 일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록 돈이 많이 벌리지 않고, 일이 마음먹은 데로 풀리지 않아도 그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피하지 않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몇 번이나 실패를 거듭하고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러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도전하고 이겨낼 힘이 있다는 것만 기억한다면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지금의 나에겐 요행보단 성실함이, 구차하고 비굴함보다는 정직함이, 두렵고 불안함보다는 당당히 맞서는 용기가 있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 이후에 요행을 바라도 늦지 않으니까.
좋은 것만 가까이하고 어려운 것, 귀찮은 것을 계속 멀리하면 결국 스스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때론 하기 싫은 것도 피하지 않고, 실패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함을 기억하자.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문장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곳에 담아 본다.
'독서 기록 > 아무튼 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무튼 필사 #410] 나누는 부 - 심경밀험 / 다산 인생 문장 / 한자 쓰기 연습 (76) | 2024.04.15 |
---|---|
[아무튼 필사 #409] 돈은 그저 돈일 뿐 - 여유당전서 / 다산의 인생 문장 / 한자 필사 (75) | 2024.04.14 |
[아무튼 필사 #407] 근본과 말단 - 대학 / 다산의 인생 문장 / 한자 필사 (82) | 2024.04.12 |
[아무튼 필사 #406] 죽음의 무게 - 심경밀험 / 다산의 인생 문장 / 한자 쓰기 연습 (72) | 2024.04.11 |
[아무튼 필사 #405] 기부 - 여유당전서 / 다산의 인생 문장 / 한자 필사 (74) | 2024.04.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