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0일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365 - 기부_여유당전서
재산을 숨겨두는 방법으로
남에게 베푸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_<여유당전서>
思索
내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기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내가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부. 그만한 보람도 없다.
물론 처음부터 쉽게 시작한 것은 아니다. 기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게 몇 년, 기부를 어떤 방법으로 할지 고민한 게 몇 달이다. 참 쉽고도 어려운 일이었다.
기부할 곳을 정하고 나선 '얼마를 해야 좋은 걸까'라는 고민을 또 했다. 하기로 맘먹었으면 그냥 할 것이지, 기부를 향하는 길은 그렇게 말기만 했다.
첫 기부를 성공한 날이 떠오른다. 아무도 없는 곳이었지만 마치 모든 사람이 나를 보는 곳에 있는듯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간단한 절차를 거쳐 드디어 결제 완료가 뜨는 순간의 그 희열감이란.
핸드폰을 두 손으로 꼭 잡고 가만히 앉아 차오르는 희열감에 푹 빠져들었다. 최근 아니 몇 년 간 느꼈던 어떤 감정들보다 더 벅차오르는 마음에 괜스레 몸이 뜨끈해졌던 그날.
오랜 시간 고민했던 것에 무색할 정도로 두 번, 세 번째 기부는 순풍을 만난 배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작지만 알찬 나의 기부금은 다람쥐가 도토리를 모으듯 차곡히 쌓여갔다.
신기한 일이다. 분명 내 돈을 쓰고 있는데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있다니. 시간이 갈수록 아깝기는커녕 다음의 기부를 더 기대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니 말이다.
쓰면 쓸수록 부자가 되는 기분을 안겨주는 행위는 기부만 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만 원의 행복이 이런 것이라는 걸 경험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누군가 시켜서 하는 기부보다는 정말 자신이 원할 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이 아니라도 괜찮다. 언젠가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때 해도 전혀 늦지 않다.
물질적인 부자는 오랜 시간 유지되기 힘들다. 반대로 마움의 부자는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이 사실이 기부를 계속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
나의 작은 기부로 인해 달라질지도 모르는 누군가의 삶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깊은 행복감을 느낀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음에 안도하고 내 마음의 빛이 됨에 감사한다.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문장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곳에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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