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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아무튼 필사

[아무튼 필사 #404] 귀한 것과 천한 것 - 맹자 /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 한자 필사

by 나비서재 2024.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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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9일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365 - 귀한 것과 천한 것_맹자

다산-어른의-하루-귀한-것과-천한-것-명자
다산 어른의 하루 - 귀한 것과 천한 것_맹자

몸에는 귀한 부분과 천한 부분, 큰 것과 작은 것이 있다.
작은 것을 위해 큰 것을, 천한 것으로 귀한 것을 해쳐서는 안 된다.
_<맹자>
思索

나는 다른 덴 욕심이 별로 없는데 반해 유독 책이나 문구류를 사는 데 열과 성을 다하는 편이다. 그게 뭐 어떻냐는 의문이 들겠지만 문제는 그 정도가 무척 과하다는 데 있다. 

그 과함은 지금보다 예전에 훨씬 심했다. 마치 중독에 빠진 사람처럼 주기적으로 책을 샀고, 쓰지도 않을 문구류를 언젠가 쓸지도 모른다는 핑계로 열심히 사 모았다.

문제는 '필요성'에 있었다. 그렇게 사 모은 책과 문구를 잘 썼느냐는 질문엔 당당히 그렇다고 말하기 힘들다. 어느새 나는 어떤 책을 살까 고민하는 게 아니라 단지 '책'이라는 물건을 사야만 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당연히 그런 마음으로 산 책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책을 사고 난 직후가 되면 좀 전까지 타올랐던 불꽃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욕심에 눈먼 자의 소비는 말 그대로 불필요였다.

누군가의 피와 땀 그리고 시간이 담겨있을 한 권의 책. 정말 읽혀야 할 사람을 찾아가 감동을 안겨줄 준비가 된 책이 나에겐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꽤 충격적이었다. 

책을 많이 사야 한다는 욕심에 눈이 멀어 책의 진가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도 했다. 사놓고 잃지도 못한 책들이 쌓여갈 때마다 내 마음도 돌처럼 무거워졌다.

그 충격적인 깨달음 덕분에 내 마음에도 변화가 생겼다. 무엇이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인지, 어떤 것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나에겐 양보단 질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언젠가 쓸지도 모른다는 두리뭉실함보다는 지금 바로 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는 눈도 점차 가질 수 있었다. 

욕심이 과해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서면 그만큼 쓸모없는 것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쓸모없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진짜의 가치는 점점 더 떨어지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난 예전보단 욕심을 많이 내려놓았다. 책을 주기적으로 사는 건 여전하지만 대신 심사숙고하여 고른다. 문구도 마찬가지다. 사고 싶은 게 많지만 지금 꼭 필요한 것만 사려고 노력한다.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는 스스로의 판단에 달려있다. 충동적인 욕심에 흔들리면 정말 필요한 것들을 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더 가치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다산-아른의-하루
다산, 어른의 하루 / 조윤제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문장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곳에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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