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7일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365 - 주는 것의 행복_여유당전서
왼손으로 주고 오른손으로 대가를 찾는다면
이는 상인의 일이요, 원대한 일이 될 수 없다.
_<여유당전서>
思索
원래부터 나는 받는 것보단 주는 걸 더 선호했다. 그게 마음이 더 편해서 이기도 하고 받으면 꼭 다시 되돌려 주어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주는 것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마음에도 가끔은 균열이 생기는 모양이다. 내가 잘 챙겨준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모르는 사람이 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기분이 나빠지곤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이렇게 까지 잘해줬는데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라는 생각을 했던 걸까. 어쩌면 표현은 안 해도 내가 잘 해준만큼 나에게도 당연히 잘할 거라는 기대를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주는 걸 좋아한다고 해도 막상 돌아오는 게 전혀 없다면 은근 서운할 수도 있다. 물질직인 것이 아니더라도 자신을 대하는 태도나 눈빛에 고마움과 감사함이 깃들어 있길 바랄 수도 있다.
그게 사람이라면 응당 가지게 되는 마음이 아닐까. 오직 주는 것에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대가 없는 꾸준한 선행이 더 크게 화제 되는 것일 테다.
나 역시 그런 선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작게나마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게 있다는 사실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큰 행복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직접 해보니 알 것 같다. 단지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굳이 상대에게서 나를 위한 무언가를 찾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도.
중요한 건 주는 사람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야 한다는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건넬 수 있어야 돌아오지 않는 대가에도 마음 상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의와 베풂. 그 순수한 마음이 가져다 줄 커다란 행복. 그로 인해 더욱 사랑스러워질 내 모습. 이런 선순환을 통해 세상을 배워간다면 누구보다 보람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보살의 마음을 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항상 자신의 마음을 살펴서 기대하고 바라는 바가 없는지를 보고, 그때그때 마음을 비워내서, 주는 것 자체로 행복해질 때 진정한 보시가 됩니다. 그럴 때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자유로워지고, 비로소 진정한 복으로 돌아옵니다. _ 인생수업(법륜)」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문장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곳에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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