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4일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365 - 사람을 대하는 태도_논어
남이 속일까, 남이 나를 믿지 않을까 미리 염려하지 말라.
다만 먼저 깨달아 아는 사람이 현명하다.
_<논어>
思索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물과는 달리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보기 힘든 사람 속을 비유해서 한 말일 것이다.
나는 본디 사람을 제일 경계하는 편으로 무슨 일을 하든 사람으로 인해 생길 문제를 제일 먼저 고민한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멋대로 상상하며 괜한 근심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까지 예민하진 않았다. 어릴 적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항상 친구들과 둘러싸여 있던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나는 언제부터 그렇게 된 것일까.
과거 속으로 들어가 나와 연관이 있던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그곳엔 나를 위해주던 사람도 있고 나를 싫어했던 사람도 있고 서로 맞지 않아 결국 인연의 끈을 놓은 사람도 있다.
참 신기하게도 왜 항상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긴 사람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지 모를 일이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맘고생했던 기억이 마음속에 깊이 박혀 쉽게 지워지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많이 믿고 따랐던 사람일수록 되돌아오는 배신감은 몇 배나 크다. 특히 그게 가족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가장 근본적인 곳으로부터 시작되는 불신은 전염성이 커서 좋은 사람을 만날지언정 먼저 의심부터 하게 만든다.
그래서 오해도 참 많이 받았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워낙 높다 보니 그만큼 큰 일을 겪지 않아서 다행인 듯싶지만 한 편으론 나 역시 경계대상이 되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무조건적으로 사람을 믿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낯선 사람을 대할 때 조심하는 것도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험한 세상이다 보니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준비는 어느 정도 해 놓는 게 맞다.
다만 한 가지, 내가 타인에게 믿음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자신 역시 믿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높은 경계의 벽만 세우다 보면 결국 그 누구와도 교류하지 못하게 된다.
때론 먼저 손을 내밀거나 내가 상대를 얼마큼 믿고 있는지 먼저 보여줘야 할 때도 있다. 정말 좋은 사람과 연을 맺고 싶을 때, 멀어진 사이를 다시 좁히고 싶을 때,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할 때 등등.
무슨 일이 생기기에 앞서 노심초사하기보단 일단 마음의 문을 살짝이라도 열어두는 건 어떨까. 그래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껴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저 사람이 나를 힘들게 할까 고민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진 말자. 나를 별로라고 생각할까 봐 눈치 보고 마음 졸이는데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보자.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문장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곳에 담아 본다.
'독서 기록 > 아무튼 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무튼 필사 #380] 이해와 아량_채근담 / 다산의 인생 문장 365 / 한자 쓰기 연습 (67) | 2024.03.16 |
---|---|
[아무튼 필사 #379] 믿음_명심보감 / 다산의 인생 문장 365 / 한자 쓰기 연습 (77) | 2024.03.15 |
[아무튼 필사 #377] 관대하라_송명신언행록 / 다산의 인생 문장 365 / 한자 쓰기 연습 (101) | 2024.03.13 |
[아무튼 필사 #376] 사랑과 구제_논어 / 다산의 인생 문장 365 / 한자 쓰기 연습 (66) | 2024.03.12 |
[아무튼 필사 #375] 부조리의 말들_여유당전서 / 다산의 인생 문장 365 / 한자 쓰기 연습 (90) | 2024.03.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