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고 이야기한 애니 딜러드의 말처럼
365 매일 읽는 긍정이 한 줄이라는 책을 통해 필사를 하고 위대한 사상가들이 남긴 명언들을 통해
삶의 해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 에릭 호퍼 / 만년필 필사
[ 2023. 9. 12 ] - 지금 내 모습
To become different from what we are,
we must have some awareness of what we are.
지금과 다른 내가 되고 싶다면
지금의 나에 대해 알아야 한다.
- 에릭 호퍼 -
나의 생각
나는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바라는 모습은 점점 더 확고해지고 있다. 함께 생각을 나누고 누군가에게 힘과 위안이 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실 이 생각은 꽤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땐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 길이 없어 막막함이 더 컸다. 그냥 '언젠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겠지?'라며 혼자 이런저런 상상만 하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기 일쑤였다.
스스로의 능력을 알기 힘들다는 점 역시 머뭇거림에 일조했다. 누군가에게 내 글을 보여준 적도 없고, 내가 가진 생각을 깊게 이야기하거나 피드백을 받아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나를 낯설게 보기였다. 내 기분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늘 타협하는데 익숙했던 지난 방식을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나라는 사람을 면밀히 그리고 자세히 뜯어볼 기회가 생긴 셈이다.
다 꺼내놓고 본 내 모습은 솔직히 별 게 없었다. 마음속에선 늘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소리쳤지만 정작 단 한 줄의 글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다 바쁘다, 힘들다는 핑계로 공부할 것들을 미루고 미뤄 먼지만 쌓아갔다.
나는 생각으로만 나를 만났다. 상상 속 그곳에선 굉장히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된 것처럼 내 모습을 포장했다. 하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땐 그 이상으로 실망했다. 큰맘 먹고 산 노트는 언제나 텅텅 비어있었으니 말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때론 역시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에 좌절하다가도 어느 날엔 '그래 열심히 해보자!'라며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사람인지라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걸 바로 잡는 게 참 힘들었다.
그래도 큰 성과는 있었다. 나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정확히 바라보자 내가 가야 할 길의 윤곽이 선명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미루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핑계 대지 않고 매일 글을 쓴 덕분에 나는 조금씩 내가 바라는 모습에 다가가고 있다.
언젠가 만나게 될 미래의 나를 보며 환하게 웃기 위해 오늘도 난 글을 쓴다. 어설프고 미숙한 글을 쓰는 내가 겹치고 겹쳐져 진정 내가 바라는 사람이 될 그날을 기다리며. 지금의 나를 이렇게 또 하나씩 알아간다.
누구나 자신이 바라는 모습이 있다. 지금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대신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제일 먼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자.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만큼 길은 더 넓고 선명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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