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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일상이야기

대구 수목원 나들이 / 가을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꼭 가봐야 할 곳 / 대구 주말 가볼 만한 곳

by 나비서재 2023.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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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맑다 못해 청명하던 지난 주말,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가을과의 데이트를 강행했다. 
이렇게 좋은 날, 사무실에만 앉아있기엔 너무 억울한 일 아닌가. 

그래서 이번 가을 나들이 장소로 점찍은 곳은 바로 '대구 수목원'.
이용료도 무료라고 하니 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대구 수목원

위치 : 대구 달서구 화암로 342 
운영 : 9월~4월 - 09:00~18:00 / 5월~8월 - 08:00~19:00
전화번호 : 053-803-7270

https://www.daegu.go.kr/cts/index.do?menu_id=00000952&servletPath=%2Fcts

 

이용안내

이용안내 | 대구광역시 분야별 문화&관광&체육

www.daegu.go.kr

 

사실 처음엔 무료라고 해서 볼거리가 그다지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대구 수목원 입구길부터 내 마음은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처럼 기분 좋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구-수목원대구-수목원
대구 수목원

 

일부러 많이 걷기 위해 준비도 단단히 하고 나왔다. 제일 편한 운동화를 신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오르막을 오르는 데 왜 이리 기분이 좋은지. 이래서 사람은 자연을 가까이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 같다.

대구-수목원대구-수목원
대구 수목원


오르막을 다 오르고 나면 제일 먼저 넓은 분수 광장을 만날 수 있다. 귀엽게 포즈 잡고 있는 토피어리 작품은 사람들의 사진 세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을 찍었다. 누가 만드셨는지 몰라도 손재주가 대단하신 듯.

대구-수목원
귀여운 포즈~!


중앙 분수를 둥글게 둘러싸고 있는 화단에는 수수와 예쁘게 만개한 꽃들이 조화롭게 펼쳐져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 보고 있어도 좋아서 몇 바퀴 빙빙 돌면서 느긋하게 감상했다.

대구-수목원
대구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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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그리고 '규화목'이라는 신기한 나무도 만났다. 이산화탄소가 땅속에 묻힌 나무의 조직 속에 침투하여 굳어진 화학석이라고 한다. 외형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직접 만져보면 돌처럼 단단해서 굉장히 신기했다.

대구-수목원대구-수목원
규화목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걸어가는 것뿐인데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중간중간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서 가족들끼리, 친구들끼리 오신 분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대구-수목원
대구 수목원

곳곳에 피어있는 야생화와 나무들의 신기한 이름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산꼬리풀, 공작단풍, 큰 도둑놈의 갈고리 (나중에 그냥 도둑놈의 갈고리도 있더라), 왜모시풀 등등. 모양에 딱 맞는 이름들을 바라보면서 혼자 킥킥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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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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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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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그중 대망의 1위는 '뽀뽀나무!' 나는 이런 나무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바나나와 망고, 파인애플이 섞인 맛이 나는 열매가 열린다니. 과연 뽀뽀라는 이름에 걸맞게 열매도 달콤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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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나무라니! 


대구 수목원의 가장자리길은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나무데크길로 만들어져 있다. 사람들과 북적이며 걷고 싶지 않다면 올라갈 때 데크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대구-수목원
대구 수목원


고개를 한껏 꺾게 만드는 대나무숲도 만날 수 있다. 다만 뱀이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은 무조건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나중엔 땅을 더 많이 봤다. 뱀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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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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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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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하늘 위로 시원하게 뻗어올라 간 대나무를 바라보니 왠지 내 마음도 뻥 뚫리는 기분이다. '이런 곳에서 숨바꼭질하면 재밌겠다'라는 실없는 생각도 했다. 역시 밖에 나오니 엉뚱한 생각이 더 잘난다. 

수목원 길 끝 쪽에 다다르면 조선시대에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방지원도라는 연못이 나온다. 네모난 연못인 '방지'는 땅을, 그 속에 둥근 섬인 '원도'는 하늘을 상징한다는 '천원지방설'과 관련이 있다.

대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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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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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그리고 구불구불하고 굴곡진 물도랑인 '곡수거'도 있다. 이 곡수거에 물을 흘려 술잔을 띄우고, 그 술잔이 자기 앞에 올 때까지 시한수를 지어 읊는 연회를 즐겼다고 한다. 역시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도 서바이벌을 즐겼던 모양이다.

대구-수목원
대구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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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붉게 물든 단풍의 물결을 볼 순 없었지만 크게 아쉽지 않았다. 그 공백이 다양한 나무들과 꽃 그리고 풍경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가을이라는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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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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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테마에 맞는 식물들을 볼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다.

열대 과일원, 종교 관련 식물원, 선인장·다육 식물원 등 평소 볼 수 없는 생태계를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진 양이 많아 이곳은 따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대구 수목원을 크게 한 바퀴 돌고 나면 시원한 인공 폭포가 나를 반긴다. 어디서 새소리가 많이 나나 했더니 폭포 제일 윗 물에서 새들이 목욕한다고 한가득 모여있던 거였다.

대구-수목원
대구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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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목원

2시간 넘게 걸어 다니느라 살짝 땀이 났었는데 시원하게 물을 튀겨가며 발랄하게 목욕하는 새들을 보니 어찌 그리 부럽던지. 그때만큼은 나도 새가 되고 싶은 심정이었다.

또 바쁘다는 이유로 밖에 나오지 않았다면 정말 후회할 만큼 대구 수목원은 볼거리도 쉴 곳도 많은 곳이었다. 날씨도 너무 좋아서 걷는 내내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역시 자연은 좋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묻어난 가을냄새를 들이마시는 것도, 노랗게 붉게 물들어진 나뭇잎과 열매들을 보는 것도, 아무것도 얽매이는 것 없이 자유롭게 걸어 다니는 것도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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