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잠에 덜 깬 상태로 비몽사몽 하기 일쑤다. 쉬는 날이라면 상관없지만 문제는 출근한 후에 제대로 집중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새로운 묘책이 필요했다.
몽롱한 정신을 빠르게 깨우고 나에게 주어진 하루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할 그런 묘책이.
고심 끝에 생각해 낸 건 바로 '아침 긍정 확언'쓰기였다. 혹시나 중간에 흐지부지 될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나름의 목표도 정했다.
'죽이 됐든 밥이 됐든 어떻게는 100번을 써보자!'
아침 긍정 확언을 쓰는 시간은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기 바로 직전이다. 조금은 경건한 마음으로 노트와 펜을 꺼내 잠시 마음을 가다듬은 후 시작한다.
내가 쓰기로 한 긍정 확언의 출처는 작년 초에 읽었던 켈리 최의 '웰싱킹'이란 책이다. 적지도 그렇다고 많지도 않은 적당한 양의 확언이라 시도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총 21 문장의 긍정 확언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 항목당 문장의 길이도 길지 않아 다 쓰는 데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글씨를 조금 빨리 쓰는 편인 내가 1번부터 21번까지를 다 쓰고 나면 대략 7~8분이 소요된다.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시간은 점점 더 줄어든다. 5~60일쯤 쓰다 보면 자연스레 외워지기 때문이다.
마지막 100일에 쓴 걸 보면 총 6분 15초가 걸렸는데 1일 차보다 약 2분이 더 줄어든 시간이다. 뭐든 익숙해지면 속도가 빨라지는 건 당연한 일인 것 같다.
내가 사용한 노트는 아이코닉 B5 버니 노트패드- 03 옐로우. 가운데가 나누어져 있어 한 페이지에 2일 치를 적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도 3천 원 대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아침 긍정 확언은 2023년 7월 18일 날 시작해서 2023년 12월 11일에 끝이 났다. 다 쓰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거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100일이라는 시간 동안 매일 써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100번이라는 횟수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확언 쓰기를 의무감이라는 명목하고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아무리 좋은 일도 매일 똑같이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지루하고 귀찮아질 수밖에 없다는 걸 내가 제일 잘 알고 있기에 나에게 제일 잘 맞는 방법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덕분에 무사히 아침 긍정 확언 쓰기를 100번 해낼 수 있었다.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한 확언들을 100번 쓰면서 확실한 변화도 생겼다.
아침시간을 흐지부지하게 보냈던 지난날과는 다르게 확언을 쓴 이후론 빨리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다운되어 있던 기분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었으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확언은 3번부터 8번까지다. 물론 다른 내용도 다 좋지만 이 부분이 가장 간결하고 많은 뜻을 가지고 있어서다.
나는 성장하고 있다.
내 인생은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나는 용기 있다.
나는 부자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긍정의 왕이다.
얼마 되지 않는 시간에 힘이 되는 문장을 직접 손으로 적는다는 행위는 의외로 많은 장점이 있다. 맑은 정신이 깨어날 수 있도록 해주고, 선물 같은 하루를 보다 더 활기차고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도와준다.
거기다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고 긍정 확언에 적힌 내용에 맞춰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기도 한다.
물론 단점도 있다. 확언이라는 무게감 때문에 너무 많은 힘을 들여 쓰려고 하면 제대로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지쳐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침 긍정 확언을 쓸 땐 진지하지만 가볍게, 쓰다가 틀려도 그냥 넘길 수 있는 마음으로 해야 훨씬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요즘 나의 아침은 많이 달라졌다.
기운 없이 늘어져있던 내 모습은 없고 새롭게 시작할 하루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나는 아침 긍정 확언 쓰기가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만큼 100번이라는 횟수를 완수하면서 내 마음가짐도 함께 바뀌었기 때문일 것이다.
무기력한 일상에 지쳐 만족스럽지 못한 하루를 보내고 있거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함에 앞서 또렷하고 맑은 정신을 가다듬고 싶을 때, 눈과 입 그리고 손이라는 감각을 활용해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고 싶을 때.
아침 긍정 확언 쓰기를 한 번쯤 시도해 보길 적극 추천한다. 100일 쓰기도 좋고, 100번 쓰기도 좋고, 더 나아가 1년을 채워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떤 과정을 지나왔든 분명 도움이 될 만한 변화들이 나타날 거라 믿고 있다. 내가 직접 경험했던 것처럼 말이다.
오늘도 난 충분한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지혜롭고 용기 있게 하루를 보낼 준비를 한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특별한 한 사람이 된다.
'일상 기록 >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시 후기] 그노 개인전 /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일상 / 라이크디즈위드 김광석거리점 / 대구 전시회 추천 (96) | 2024.02.13 |
---|---|
글라스펜 펄잉크 12종 세트 구매 후기 / 엘라의 일기 (70) | 2024.01.21 |
[대구 수목원] 테마 식물관 둘러보기 - 열대 과일원 / 종교 관련 식물원 / 선인장, 다육 식물원 (81) | 2023.11.01 |
대구 수목원 나들이 / 가을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꼭 가봐야 할 곳 / 대구 주말 가볼 만한 곳 (84) | 2023.10.31 |
[원데이 클래스] 스테인드 글라스 - 파랑새 썬캐쳐 / 대구 유리 공예 / 아틀리에말리 / 주말 취미 추천 (87) | 2023.10.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