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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생 기록/나의 고양이에게

나의 고양이에게 #29 - 집사가 보내는 편지 / 고양이 일기

by 나비서재 2023.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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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양이 '하나'에게 보내는 집사의 편지 스물아홉 번째

 

나의 고양이에게 29 - 놀라서 두발로 선 하나
'이게 무슨 소리 다냥! '이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

 

인간 세계에 
세상을 지키는 영웅들이 있다면
집사 세계엔
최첨단 고성능 고양이 경보기가 있다.

자신을 지키는 건지
나를 지키는 건지는 몰라도
현관문 밖에서 작은 소리라도 들리면
손쌀같이 달려 나가 문 밖 상황을 순찰하는
든든한 나의 냥보기!

쫑긋한 귀는 연신 움찔거리고
살랑거리던 꼬리는 언제 도망가야 할지를
가늠하듯 바짝 긴장한 상태.
자각하지도 못한 채 올라간 두 앞발.

하나야.
너 지금 두 발로 서 있어. 알고 있니?

하나에겐 큰일이 터지기 일보직전.
하지만 내 눈엔 웃긴 포즈 포토 타임. 찰칵!

없어서 못 먹는 과자통을 마구 흔들어도
끄덕 없이 문만 바라보는 그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웃긴 걸 어떡해.

별 일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나에게 돌아와
작게 먕먕~거리며 바깥일을 보고하는 너에게
'그랬어? 그랬구나~'라고 맞장구치며
잘했다고 힘주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특급칭찬!

다시 찾아온 평화로운 시간.
여느 때처럼 내 옆에 꼭 붙어 앉아
평화로운 낮잠에 빠지는 널 본다.

이렇게 붙어있는 걸 좋아하니까 
역시 나를 지키려고 하는 거겠지?
괜스레 뿌듯해지는 마음에 
얼굴 위로 함박웃음이 피어난다.



보너스 사진 - 평화로운 어느 날의 고양이 낮잠.

편안하게 낮잠 중인 하나
고양이와 흑백 사진은 왠지 모르게 너무나 잘 어울린다.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는 나의 유일한 고양이 '하나'가 12살이 되면서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이 산 시간보다 앞으로 '하나'에게 남은 시간이 더 적겠구나..'라는 생각.
그때부터 마음이 초조해졌다. 그래서 여기에 내 고양이 '하나'의 흔적을 남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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