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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양이 '하나'에게 보내는 집사의 편지 스물다섯 번째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너를 놓쳤던가. 아니 보냈던가..
그저 가만히 서서 멀어지는 너의 뒷모습을 봤고,
그런 널 바라보는 내 뒷모습도 보았다.
그리곤 울었던가. 아니 주저앉았던가..
꿈속인 게 분명한데도 슬픔이 느껴져
순간 꿈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철렁한다.
눈을 떠보니 정말 눈물이 찔끔 맺혀있다.
잠결에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가 없어,
잠시 그대로 누워 멍하니 눈을 깜박여 본다.
아.. 계속 슬퍼.
감정의 여운이 멈추지 않아 그게 또 슬프다.
어느새 달아난 잠의 장막을 거두고 나니
눈앞엔 나를 보고 누운 네가 있다.
다행히 아직 여기 있네.. 놀랬잖아.
밤의 흐름이 바뀐 걸 눈치챈 고양이가 눈을 뜬다.
새벽을 담은 캄캄한 방 안,
잠시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적막의 순간.
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혹시 네가 꾸던 꿈은 아니지?
괜히 깨워서 미안해.
다시 잘 자라고 작은 몸은 도닥거리며,
나는 눈을 감는다.
이번엔 놓치지 않을게.
걱정 마.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는 나의 유일한 고양이 '하나'가 12살이 되면서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이 산 시간보다 앞으로 '하나'에게 남은 시간이 더 적겠구나..'라는 생각.
그때부터 마음이 초조해졌다. 그래서 여기에 내 고양이 '하나'의 흔적을 남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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