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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책 리뷰

[책 리뷰]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 제주 오름으로 만나는 경이로운 자연의 세계

by 나비서재 2024.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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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식물·동물 학자와 여행작가가
함께 오르고 기록한 제주 오름 노트
33장의 풍경 사진과 29점의 동식물 세밀화 수록

어승생오흠-자연을-걷다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 yes24

* 제목 :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 지은이 : 김은마, 송관필, 안웅산, 조미영  / *출판사 :교보문고 
* 키워드 : 오름의 숨겨진 이야기, 제주의 역사와 생태계
* 장르 : 자연과학 / 생태학 / 환경학
* 만족도 : ★★★★
* 한줄평 :겉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 그 깊은 곳으로부터의 이야기


어승생오흠-자연을-걷다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작가 소개

김은미 : 제주대학교 생물학 전공 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장 역임.
송관필 :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선임 연구원. 제주생물자원(주)대표이사 역임.
안웅산 : 제주특별차지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 연구부 학예연구사로 재직 중.
조미영 : 여행작가이자 칼럼니스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이사 역임

 

차례 

PART1 섬 이야기
PART2 오름 이야기
PART3 식물 이야기
PART4 동물 이야기
PART6 아흔아홉 골짜기만큼의 이야기들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들어가며

바람 부는 제주에는 돌도 많지만 ♪
인정 많고 마음씨 고운 아가씨도 많지요 ♬

1988년 발매된 '감수광'이란 노래 가사 속에서 알 수 있듯 제주엔 바람, 물, 여자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보태고 싶다. 바로 '오름'이다.

그 오름 중에서도 한라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오랜 역사와 다채로운 상태계를 가진 곳이 있었으니, 그곳이 이번에 소개할 책의 주제인 '어승생오름'되겠다.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는 1년의 시간 동안 지질, 식물, 동물, 여행작가가 모여 어승생오름을 드나들며 보고 느꼈던 것들을 담은 본격 오름 관찰기이다. 

더불어 제주의 탄생과 오름에 대한 유래, 설화, 역사 기록 등을 알 수 있어 제주라는 섬을 더 깊게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어승생오흠-자연을-걷다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PART1 섬 이야기

제주는 약 180만 년 전 유라시아 대륙 연변부의 얕은 바다인 대륙붕에서 일어난 화산 활동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땅에서 솟아난 지형의 모습을 띤다. 

제주에는 뚜렷한 오름이 약 360여 개 있으며 주로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화산체이다. 한마디로 검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화산섬이라 할 수 있다.

<제주 지질에 관한 연구 진행도>

  1. 1931년 최초의 제주지질도는 일본의 지질학자 '히라구치 구만'에 의해 완성되었다.
  2. 1960년대로 들어서며 우리 학자들에 의한 연구가 시작된다. 다만 물 부족 문제에 의한 기초 조사 차원이었다.
  3. 1970년대 중반에 화산암 연구의 선구자인 지질학자 원종관교수에 의해 제주 형성 과정을 조사해 발표하였다.
  4. 1980년대 중반 오름의 화산 분출 시기를 수치화하였다.
  5. 2000년대 물사업에 대한 관심으로 '지하수 연구'가 시작되었다.


또렷이 솟아오른 지형을 가리키는 제주 고유어이자 순우리말인 '오름'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소규모 화산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소화산체다. 

어승생오흠-자연을-걷다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PART2 오름 이야기

한라산만큼 큰 오름인 '어승생오름'은 높이가 무려 해발 1.169미터다. 한라산의 이름에 가려져 있지만 사실 한라산보다 먼저 들어진 오름이라는 점에서 어승생오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어승생'이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1. '어승마' 즉, 임금의 말이라는 뜻으로 어승생오름 주변에서 키운 말이 어승마가 되었다는 유래에서 비롯되었다.
2. 사용할 물이 많고 좋다는 의미의 몽골어 '어스(물), 새이(좋다)'가 합쳐져 '어스새이'라고 불린 것에서 가져왔다는 가설이다. 


정리해 보면 음소리가 비슷한 말에서 비롯된 '어승마'와 물이 좋은 지형적 특성에서 비롯된 '어스새이'가 어승생오름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게 된 가설들이라 할 수 있다. 

어승생오름은 여러 번의 화산 활동에 의해 만들어졌다. 첫 화산 폭발은 12만 년 전, 그 다움 10만 년 전, 마지막으로 4~5만 년 전에 일어났다. 

어승생오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굽이진 '아흔아홉 골'이다. 물론 아흔아홉 개의 골짜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골짜기가 아름다움을 빗대어 붙인 이름이라 추측하고 있다.

아흔아홉 골의 탄생 배경의 이유는 바로 '조연암'이다. 조연암은 불성이 약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비바람에 깎이고 무너지길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지금의 골짜기 모양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어승생오흠-자연을-걷다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PART3 식물 이야기

어승생오름의 숲 속엔 다양한 나무들이 있지만 대표적인 나무로는 팽나무, 졸참나무, 팥배나무, 개서어나무, 두릅나무 등이 있다.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오름은 토양의 깊이가 깊지 않다. 그래서 뿌리가 땅 속에서 튀어나와 옆으로 뻗은 모양을 가진 나무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어승생오름은 비가 많고 안개가 끼는 등 습한 날씨 덕분에 이끼류나 고사리류가 많이 착생할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으로 착생식물과 함께 하는 건 바로 '서어나무'다

  • 서어나무는 표고버섯 재배 등으로 활용되며 집의 기둥이나 지붕, 숲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 비목나무의 줄기는 약재로 활용되며 가을에 열리는 열매꼭지에서 좋은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 고로쇠나무의 수액은 위장장애, 변비 등에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어 이를 채취하여 판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한 무늬가 아름다워 가구 재료나 조경수로도 활용된다.
  • 느티나무는 흔히 '굴무기낭'으로 불리며 성장이 빨라 절구통이나 남방아를 만드는 데 많이 사용되었다. 


어승생오름의 정상에는 약 2,500제곱미터의 습지가 형성되어 있다. 이 습지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 식물은 '골풀' '비늘사초류'다.

'골풀'은 돗자리나 방석 같은 것을 만들거나 줄기를 말려 약재로도 사용한다. 그리고 토양을 끌어모으는 능력이 있어 습지 주변을 육지화시켜 다른 식물들이 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어승생오름에서 가장 오래 남아있는 열매는 '마가목' '팥배나무'다. 둘 다 독성이 없어 사람도 먹을 수 있고 약재로도 활용되기에 더욱 유용한 자원이라 할 수 있다. 

  • '마가목'은 10~14미터로 크게 자라며 숲의 상층부에서 자란다. 잎이 많아 열매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열매가 오랜 기간 남아있게 된다. 
  • '팥배나무'는 작은 사과모양의 빨간 열매가 맺히는 나무다. 15미터까지 자라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특징이 있다. 

어승생오흠-자연을-걷다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PART4 동물 이야기

어승생오름은 새들이 지내기에 제법 좋은 환경이라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굴뚝새, 동박새, 노랑턱멧새, 오목눈이, 흰 배지빠귀, 방울새, 되지빠귀, 멧비둘기, 큰 부리까마귀, 까치, 직박구리 등이 있다. 

어승생오름에 새가 많이 모이는 이유는 인기 있는 메뉴인 열매가 많이 열리기 때문이다. 비목나무, 참식나무, 남오미자, 굴거리나무, 산뽕나무, 천선과나무, 다래, 찔레, 떡윤노리나무, 팥배나무 등 아주 다양한 나무가 분포되어 있다.

물이 많은 산인 어승생오름엔 물가 근처로 모이는 동물들도 많다. 야생동물들의 식수터이자 산란터가 되기 때문이다. 청개구리, 무당개구리, 큰 산 개구리, 제주도롱뇽, 쇠살모사, 유혈목이, 물총새, 노루, 멧돼지 등이 물가를 찾는 단골손님이다.

현재의 어승생오름의 정상은 숲이 우거져 있지만 1960년대 목축산업이 발전하면서 소와 말을 위한 좋은 방목지로 활용되었다. 고도가 높은 덕분에 진드기가 없고 먹이도 풍부해서 방목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이용되었다. 

어승생오흠-자연을-걷다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PART5 아흔아홉 골짜기만큼의 이야기들

어승생오름의 매력 중 당연 일등은 한라산의 정상과 제주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러나 그런 이유 때문에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의 요새가 되었던 가슴 아픈 역시가 있다. 

1945년 2월 7일, 일곱 개의 방어 전선을 만든다는 취지인 '결호작전'의 마지막 결 7호로 정해진 곳이 바로 제주다. 그로 인해 비행장 건설과 진지 구축, 군수품 이동  등에 시민들이 동원되어 노역을 하게 되었다.

어승생오름의 중턱에는 갱도 4개소가, 정상에는 토치카(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구조물) 2개소가 설치되었다. 지금도 어승생오름의 정상부엔 토치카 시설이 남아있다. 

일본이 전쟁에 패한 후 안정을 찾는 듯하였으나 1948년 일어난 제주 4·3 사건에 또 한 번 위기를 맞게 된다. 이 사건은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이 해제될 때까지 발생한 무력 충돌 사건으로 진압 과정에서 많은 주민들이 학살되었다.

어승생오름의 풍부한 물과 숲의 자원 역시 일본에겐 좋은 사업아이템이었다. 8부 능선을 따라 도로를 개설하여 목재와 약초, 표고버섯들을 실어 날랐다. 

이렇듯 어승생오름은 일본의 잔재가 많이 남은 곳이다. 그러나 그건 잊어야 할 역사가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다. 지금의 제주는 그때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 다시 살아가고 있기에 우리 역시 제주와 함께 잘 살아가야 할 때이다.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를 읽고

나는 제주를 가본 적이 없어 그저 대중매체를 통해 아는 것이 전부다. 근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제주라는 곳에 대한 관심이 훨씬 더 높아졌다. 

예전에 읽은 '숲스러운 사이'에서도 느꼈지만 제주는 참 특별하고 신비로운 곳인 것 같다. 우연히 만난 책들 덕분에 제주와 한 뼘은 더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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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생오름.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간직한 이곳에 언젠가 발을 디딜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때 느끼게 될 감동이 어떨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훗날 제주 여행을 떠날 때 가져가야 할 책이 한 권 더 늘었다. 나의 버킷리스트에 '제주'라는 이름을 적어 넣으며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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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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