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비극적인 과거로부터 얻은 교훈에서
미래에 대한 낙관이 샘솟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 빅터 프랭클
* 제목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 지은이 : 빅터 프랭클 / *출판사 : 청아출판사
* 키워드 : 인간의 존엄성, 삶의 의미, 실존적 공허, 비극 속에서의 낙관
* 장르 : 심리 / 에세이
* 만족도 : ★★★★★
* 한줄평 :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불씨
[책 리뷰]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 로고테라피 정신 심리학 / 심리 에세이 추천 / 비극 속에서의 낙관
[작가 소개]
빅터 프랭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은 정신요법 제3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3년의 시간을
강제수용소에서 보낸다.. 대표작으로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생사의 엇갈림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을 보여준 자전적 수기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있다.
얼마 전에 읽었던 팀 패리스의 책에서 나온 인터뷰 내용 중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많이 답변한 책이 '죽음의 수용소에서'였다. 인생의 멘토들은 그 책에서
살아감에 있어서의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과연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이다.
우리는 역사 속의 이야기로만 기억하고 있지만 생생한 경험을 했던 그는 수용소 안에서 겪었던
일들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인간'이라는 존재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시련 속에서 변화하는 사람들을 보며 산다는 것의 실존적인 의미를 찾으려는 '로고테라피'를
창시하기까지, 그가 알려줄 3년의 시간 속에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과연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 책은 수용소에서의 체험에 대한 이야기와 로고테라피에 대한 기본 개념의 설명, 박사가
로고테라피 대회에서 발표한 '비극 속에서의 낙관', 이렇게 세 파트로 나뉜다.
박사가 경험했던 강제수용소의 생활에서 수감자들은 세 단계의 심리 변화가 나타남을 알게 된다.
바로 충격 > 무감각 > 풀려난 후의 심리다.
1> 충격
갑작스러운 큰 일을 겪으면 우왕좌왕하지만 최악을 상상하진 않는다.
단지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괜찮아질 거라 위로하지만 적나라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 커다란
충격을 경험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갇히게 되고, 희망도 잃어버린다.
오로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원초적인 감정만 남아 스스로 붕괴되어 버린다.
2> 무감각
다른 수감자가 병들어 죽어가거나 죽어있는 것을 계속 보면 그것은 일상이 된다.
더 이상 앞 일이 궁금하지가 않고, 마음은 점점 무뎌진다.
감정이 둔화되어 가는 것은 결국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가 되는 것이다.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굶주림과 수면부족, 추위로 인해 다른 생각은 할 수도 없어
몸과 영혼은 서서히 파괴되어 간다. 그래서 의지력은 더욱 낮아진다.
하지만 그 무감각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감정이 피어났는데,
그것은 영적인 경험이었다. 혹독한 생활 속에서도 정신은 몸을 초월해 더 강해지는 것이다.
내면세계를 극대화시킴으로써 수감자들은 존재에 대한 공허함, 빈곤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그들은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의 아름다움.
그 일화로 다른 수용소로 가기 위해 열차로 이송 중, 창문 밖으로 보이는 석양빛에 순수하게
감탄하게 된 이야기를 하며, 그는 '삶을 살아갈 이유가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그렇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그런 상황에 처했기 때문에, 비로소 자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둠 속에서도 빛은 있나니."
그 후, 수용소 안에서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이겨내기 위해 예술을 하거나 유머를 하는 사람도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은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요령을 터득했다.
아주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게 되고, 삶에 있어 필요한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박탈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곳에서도 수감자들은 자아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무감각과 불안을 제압하고 정신의 독립과 영적인 자유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뺏기고 싶지 않았으니까.
언제 나갈지 알 수 없는 수용소의 생활은 늘 두려움과 공포를 오갔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서로를 다독였다.
" '왜'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 니체
그들은 이제 시련이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임을 받아들이고, 이겨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시련 속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의 고통을 대면할 수 있게 되었다.
빅터 프랭클 박사는 시련을 이겨내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위로의 말을 건넸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 니체
그동안 그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 속에서도 그들은 자신을 결코 잃지 않았다.
더욱 깊은 곳으로 자신을 들여보냈다. 결국 삶의 충만한 의미를 찾게 된 것이다.
그렇게 끝날지 않을 것 같았던 수용소에서의 생활에도 끝이 찾아온다.
3> 풀려난 사람들의 심리
무감각과 공허에 오래 노출되어 있던 마음은 기쁨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수용소에서의 생활과 너무 다른 괴리감에
도덕적 결함을 겪게 되는데, 자신이 겪었던 시간에 대한 비통함과 환멸을 풀려난 후에야
비로소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와는 또 다른 의미의 시련이 다가왔다. 과거와 현재의 격차에 혼란스럽고 두렵다.
하지만 프랭클 박사는 수용소 안에서도 살아남았던 그들이 겪었던 시련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았던 것처럼, 남아있는 삶의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의미'를 뜻하는 그리스어 '로고스'에서 이름을 따온 로고테라피는 환자 스스로 삶의 의미를 깨우치게
도와주는 것을 최우선에 둔다. ( 인간 존재의 의미 + 인간의 의지 + 삶의 의미를 찾는 노력 )
인간은 살아야 할 의미를 주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 정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감자들 중에서도 더 오래 살아남았던 이들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인지한 사람이었다.
이처럼, 사람은 정신적으로 잘 존재하기 위해 어느 정도 긴장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 현대사회인들이 가진 심리적 문제 중의 하나로 '실존적 공허'가 있다.
공허와 허무감이 자신을 늘 따라다녀 고통받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다.
이런 문제는 사회가 자동화가 되면서 여가시간이 많이 늘어나면서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크게 나타난다.
로고테라피는 이런 '실존적 공허'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찾고 책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박사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세 가지 방식을 이렇게 말한다.
1 -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2 -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사랑을 통해)
3 -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시련은 인간의 잠재력을 최고조로 올린다.)
우리의 삶은 일회성이기에 그만큼의 책임이 우리에겐 있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삶에 대한 어떠한 문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최악의 상황에서도 인간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용감히 저항하고 싸울 수 있는 것을
프랭클 박사는 직접 눈으로 목격했다. 인간에겐 어떤 시련도 이겨낼 초월적인 능력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로고테라피는 인간은 '고통, 죄, 죽음'의 세 비극 속에서도 낙관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통해 고통을 성취감으로 바꿀 수 있고, 발전시킬 계기로 만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시련을 이겨낼 힘을 얻을 수 있다.
뜻하지 않은 여가시간 때문에 '실존적 공허'를 겪는 현대인들에게 로고테라피는 그 시간을 의미 있는
일에 쓰도록 권유한다.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삶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게 되면, 어떤 시련 속에서도 자신에게 유의미한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게 된다. 자신이 가진 잠재력 가치를 인식하고 어떤 삶을 살아갈지 선택해야 한다.
빅터 프랭클 박사는 수용소에서 오히려 극명한 차이를 나타내는 두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
극단의 공간 속에서 사람의 가면을 벗어던진 돼지와 성자의 얼굴이었다.
당신은 어떤 모습을 선택할 것인가.
박사는 말한다.
현재 내가 살아가는 '의미'를 찾지 못해 헤매고 있거나, 공허함에 빠져나올 수 없어 고통스럽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다 읽고 나니 이 책을 왜 가장 많이 추천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고통과 시련을 통해 인간 존재의 잠재력과 가능성에 대해 자세하게 느껴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글귀들
P.110
만약 그곳에 삶의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시련이 주는 의미일 것이다.
시련은 운명과 죽음처럼 우리 삶의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다,
시련과 죽음 없이 인간의 삶은 완성될 수 없다.
P,145
살아 돌아온 사람이 시련을 통해 얻은 가장 값진 체험은 모든 시련을 겪고 난 후 이 세상에서
신 이외에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경이로운 느낌을 갖게 된 것이다.
P.214
삶의 순간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시간들은 끊임없이 죽어 가고 있으며, 지나간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삶의 일회성이야말로 우리에게 삶의 각 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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