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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책 리뷰

[책리뷰]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박노해) - 노동시인 / 시집 / 노동의 새벽 / 시 추천

by 나비서재 2022.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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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기적이다.
인간은 신비이다.
희망은 불멸이다.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있다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작은표지

* 제목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지은이 : 박노해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 / *출판사 : 느린 걸음
* 키워드 : 투쟁, 전쟁, 희망, 자유, 노동
* 한줄평 : 실체가 없는 전쟁을 사진과 시로 알려주는 노동시인
* 장르 : 한국 시
* 만족도 :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큰 표지

[책 리뷰]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시인 / 한국 시 추천 

자기 계발서를 계속 읽다 보면 무언갈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건 아마도 
감정적인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내 감정이 메마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수분 충전으로 
시와 에세이를 읽어보기로 하던 중 아주 강렬한 표지와 제목에 이끌려 홀리듯 
구매하게 된 시집이다. 아주 두꺼운 무게와 쨍한 레드의 강렬함이 박노해 시인의  첫인상이었다.


박노해 시인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의 저자 박노해 시인은 
1957년생으로 27세에 첫 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독재 정권의 금서 조치에도 
불구하고 100만 부 가까이 발간된다.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이라는 필명의 줄임말로 활동하며 노동자들을 
위한 시를 쓰다 구속되어 무기징역을 받지만 감옥 독방에서도 시집을 
출간하는 열정을 보였다. 7년 6개월 만에 석방되어 비영리단체 [나눔 문화]를
설립한다. 권력의 길을 뒤로하고 전 세계 가난과 분쟁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글과 사진으로 전하며 평화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https://www.facebook.com/parknohae

 

박노해의 걷는 독서

박노해의 걷는 독서. 좋아하는 사람 59,500명 ·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 3,702명. 매일 아침,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듯 박노해 시인의 사진과 경구를 만나다

www.facebook.com


일단 이 시집은 아직 나에겐 말하고자 하는 의미들이 아주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격동의 시대에 각 태어났던 처지라 내 삶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았을 땐, 격동은 안개처럼 퍼져 
여기저기에 묻어만 있어 찾아보지 않는 이상 마주하기가 힘들었다.
그 혼돈과 투쟁의 중심부에 서 있지 않았던 사람은 조금은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박노해 시인은 격동과 혼돈의 중심에서 약자의 편에 서서 변화를 외쳤으나 
늘 그렇듯 소수의 힘은 벽에 부딪혀 실패의 고배를 마신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독재의 눈을 피해 삶의 사선을 뛰어다니며 전쟁을 민낯을 알리려 펜과 카메라를 든 것이다.

두 가지만 주소서 시

그의 시는 표지처럼 강렬하게 붉다. 선명하다.
서정적인 감정을 노래하는 시들과는 결이 다르다.
한 자 한 자의 단어 속에는 자유와 희망에 대한 외침과 전쟁과 부조리에 대한 외침이
한 데 뭉쳐져 있다. 
자신이 직접 목도한 어린아이들의 고통과 가족들의 슬픔, 평화를 가지지 못한 나라의 
참상을 모두 기록하여 이 시집 안에 무겁고 깊게 담아낸다.

삶의 나이 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그렇다고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다 받아들였다.
나는 지금 평화롭게 살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그들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은 거의 없지만 목숨을 바쳐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박노해 시인은 앞으로도 이렇게 시를 쓸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이 시집을 몇 년 뒤에 다시 읽어본다면 나는 다른 무언갈 더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혹시 그땐 나도 어떤 격동과 위기의 중심에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 아닐까...

지금의 나보다 우리나라의 격동이 시대 가운데 있었던 분들에겐 어쩌면 새로운 감회를 
느낄 수 있는 시집이 아닐까 한다. 시간이 흘러 잊고 있었던 그 혼돈 속에서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지탱하려 했던 노력을 해 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은 깊숙이 숨겨져 있던 무언가를 끌어올려줄 수 있는 
불씨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의 시집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단어의 집합체로 이루어진 시는 처음 보는 것이었기에 기억에 많이 남을 거 같다.
박노해 시인의 다른 시집이나 책들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그 불타는 투쟁의 글 아래 부드러움과 여유로움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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