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365 - 걸음_도덕경
큰 네모는 모서리가 없고,
큰 그릇은 늦게 이뤄지고,
큰 소리는 듣기 어렵고,
큰 형상은 모양이 없다.
_<도덕경>
思索
오늘처럼 일이 고되어 지친 날이면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무겁다. 이런저런 일을 참 많이 했는데 막상 그렇다 할 결과물도 별로 없어 더 기운이 빠진다.
살짝 번아웃이 올랑 말랑 하는 지금 이 순간이 늘 버겁고 힘들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갈 일이라는 걸 분명 알고 있지만 이겨내기 쉽지만은 않은 시간이다.
뚜렷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 일을 계속하다 보면 내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헷갈려 잠시 방황하는 일도 생긴다. 바른 길로 가는 건 맞는데 끝이 보이지 않으니 막연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지친 몸은 마음까지 지치게 만든다. 무거워지는 발걸음, 축 처진 어깨, 하늘을 보지 못하는 고개. 자꾸만 나오는 한숨까지. 그냥 모든 것을 내버려 둔 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만 싶다.
내일 해야 할 일, 앞으로 해야 할 일이 가득 쌓여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힌다. 내 몸은 하나인데 왜 이리 해야 할 일을 많은지 가끔은 알 수 없는 대상을 미워하게 된다.
약은 꾀를 부리거나 설렁설렁 일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 역시 나를 힘들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조금은 느슨해도 될 법한데 팽팽하게 당긴 끈을 놓지 못하는 내가 답답한 심정이다.
그래도 마음을 다시 다잡아 본다. 가야 할 곳을 향해 빠르게 달리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 아님을 되새긴다. 지금 내가 가야 할 길 위에서 멈추지 않고 1cm라도 나아간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한 게 아닐까.
느리지만 착실하게 한 걸음씩 욕심내지 않고 나아가야지. 다시 힘든 하루가 시작되더라도 멈추지는 말아야지.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끝까지 그 마음을 마음속에 담아두어야지.
지금 내딛고 있는 한 걸음, 한 걸음이 훗날 어떤 멋진 그림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잠시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이며 내일의 나에게 응원을 보낸다. 할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문장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곳에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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