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1일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365 - 물들이는 존재_소학
물을 가까이하면 검어지고
붉은 물감을 가까이하면 붉어지니
이웃을 가려서 살고 덕이 있는 사람과 사귀라.
_<소학>
思索
나는 내면이 단단하고, 심지가 곧고, 웃음이 많은 사람을 늘 동경했다. 잔바람에도 사정없이 흔들리는 약한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붙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좋아했던 친구들을 떠올려보니 대부분 내가 동경했던 모습을 하나 이상은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밝고, 천진난만한 웃음이 가득 자리 잡았던 말간 얼굴들.
나는 그런 모습들을 많이 닮고 싶어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없는 용기를 짜내어 먼저 말을 걸기도 했고, 친구가 하는 말을 잘 들으려고 부단히 애쓰기도 했다.
그 친구 곁엔 언제나 아이들로 북적였다. 아마 나처럼 밝은 에너지에 이끌렸던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힘이 있는 곳이라면 누구든 가고 싶어 할게 분명하니까.
한 편으론 친구의 밝음에 나의 어둠이 더 짙어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환한 빛과 가장 가까운 곳이 제일 어두워지듯이 말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내가 먼저 거리를 두려고 했던 적도 있다.
내 곁에 다가오는 사람들이 나의 어둠에 물들까 두려워서 그랬을 것이다. 한없이 어둠에 잠식되었던 나로 인해 다른 사람까지 피해를 입을까 일부러 더 혼자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어떤 사람 곁에 있느냐에 따라 밝아질 수도 어두워질 수도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사람에게 가장 쉽게 동화되는 존재일 테니 말이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이젠 나도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나로 인해 누군가의 기분이 좋아진다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그렇게 되기 위해 우선 나의 하루부터 밝게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내면이 단단하고, 심지가 곧고, 웃음이 많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하면서.
인생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행복 또는 불행이 될 수 있다.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 곁에 머물면 된다. 나아가 자신도 그런 사람일 수 있다면 행복은 배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문장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곳에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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