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0일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365 - 하늘이 나를 돕는다_시경
하늘의 뜻이 우리에게 임했으니
두 마음을 품지 말고 근심하지도 말라.
_<시경>
思索
늘 해 오던 일에 어느 순간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분명 가야 할 곳을 확인하고 시작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확신을 얻지 못해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고 마는 것이다.
그럼 탄탄대로 같던 길이 갑자기 미로처럼 느껴져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조차 모르게 되어버린다. 지금까지 틀림없다고 생각했던 길이 마치 낯선 세상으로 바뀐 것 같아 황망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것이 내 의지로 시작한 일이 분명함에도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어느 누가 당황하지 않을까. 다시 되돌아가야 할지 나아가야 할지 선택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게 될지도 모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른 문제까지 엮이게 되면 모든 것이 내 탓인 것만 같아 자괴감마저 들 수도 있다. 세상마저 나를 등진다고 생각해 해 오던 일을 포기하고 싶을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그 누구도 알지 못하며, 말할 용기조차 없는 막막함. 그저 누가 하라는 대로만 하고 싶어지는 무력함. 모든 게 부질없다 느껴지는 허무함.
나는 한 때 이 모든 것을 짊어지며 삶이라는 문제 앞에서 좌절하고 또 좌절했던 적이 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으로 겨우 삶을 이어나갔던 그 순간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 세상을 원망하고 미워했던 그 시절을 끝내 버리지 못했던 건 내가 다시 일어서는 만큼, 다시 나아가는 만큼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믿음은 다행히 나를 저버리지 않았다.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멈추지 않았던 내 의지 덕분에 나는 풀리지 않던 인생의 숙제들을 하나씩 이겨낼 수 있었다.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것만이 옳은 길이라고 끊임없이 되뇌었던 시간들이 결국 나를 미로 속에서 벗어나게 했다. 만일 되돌아가거나 멈춰서 있었다면 아마 지금의 나를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언젠가 올 거라 믿었던 좋은 날이 마침내 다가왔을 때 비로소 난 해방감을 느꼈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가야 할 곳이 보이지 않아 두려워도 견뎌내겠다는 의지와 믿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젠 안다.
불현듯 찾아오는 의구심에 마음이 불안하고, 되는 일이 없어 세상이 미워질 땐 다른 무엇보다 제일 먼저 스스로를 믿어보자. 괜스레 다른 곳을 기웃거리기보단 중심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만 집중하자.
그럼 온 세상이 나를 도와 가야 할 길을 환하게 비춰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길 끝엔 바라마지 않던 기쁨과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문장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곳에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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