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8일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365 - 마음의 거리_논어
"산 앵두나무 꽃이 펄럭펄럭 나부끼네.
그대 어찌 그럽지 않겠소만, 그대 머무는 곳이 너무 머네."
공자가 말했다. "생각하지 않은 것이지,
진정 생각했다면 어찌 먼 것이 있겠는가?"
_<논어>
思索
어릴 적의 단짝 친구가 나이를 먹고 나서도 여전히 단짝이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한 때 좋은 추억을 공유한 사이라고 해도 시간이 만드는 거리감을 좁혀내기란 분명 힘든 일일 것이다.
어릴 때야 친구가 삶의 전부라 이것저것 다 제쳐두고 달려가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챙겨야 할 것들이 점점 많아져 어쩔 수 없이 핑계 아닌 핑계를 대야할 때도 있다.
오랜만에 하는 지인들과의 통화에선 늘 마지막을 장식하는 말이 있다. '언제 만나서 밥 한 끼 해야지'. '올해 가기 전에 꼭 얼굴 한 번 보자'라는 식의 만남의 여지를 남기는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을 지키는 일은 웬만해선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현실이다. 사는 게 바빠서, 그럴 여유가 없어서라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결국 만남은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라는 게 얼마나 빠른지 뒤돌아보면 몇 개월이 흘러 있고 또 돌아보면 일 년이 훌쩍 지나있다. 그러니 당연 정말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서야 인연을 이어나가기 힘들 수밖에 없지 않은가.
예전엔 만남의 횟수가 줄어든다는 게 내심 서운했었다. 친한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나를 등한시하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이가 멀어져 버린다. 그러나 기껏 이어져있던 인연을 놓칠까 전전긍긍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그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상대방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에 아쉬워하기보단 서로 간의 거리가 무조건 가까워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기로 한 것이다. 만남이 있다면 이별도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어쩌면 나 역시 내 것을 먼저 챙기느라 누군가를 등한시했을지도 모른다. 인사치레처럼 변해버린 안부 인사만 전하면 한동안은 별 문제가 없을 거라 쉽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이미 멀어질 대로 멀어진 인연을 억지로 붙잡고 있는 게 더 큰 스트레스일 수 있다. 더 이상 좁힐 수 없는 거리감에 아쉬운 마음만 가득하다면 한 번쯤은 그저 내려놓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러니 멀리 있는 인연을 붙잡으려고 애쓰지 말고 나와 가까운 사람부터 챙기는데 집중하자. 서로의 마음이 맞닿는 곳에서 언제나 힘을 보내어주는 이에게 제일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보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문장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곳에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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