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7일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365 - 두려움에서 벗어나기_논어
세상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것들끼리 모이고,
만물은 무리를 지어서 나뉘어 산다.
길흉이 그로 말미암아 생긴다.
_<논어>
思索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있다. 풀색과 녹색은 같은 색으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는 경우를 비유해서 이르는 말이다. 서로 이름은 다르지만 그 내용은 비슷한 것들이 연결된다는 뜻일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지금 현재 자신이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위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즉,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일이 자주 생긴다. 한 번씩 찾아오는 깊은 우울감은 절대 혼자 오지 않는다. 우울은 괴로움, 슬픔, 허무, 권태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들을 데리고 나의 방문을 마구 두드린다.
평소 웬만한 일엔 꿈쩍도 안하도 나이지만 준비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불청객을 반가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곤 어서 빨리 떠나가 주기만을 기도하게 된다.
그럼 문 앞 쪽에 있다고 해서 마음이 편할까. 아니 전혀 그렇지 않다. 한 번 시작된 우울감은 끝도 없이 나를 깊은 어둠에 빠뜨리기 위해 온갖 술수를 쓰기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그렇다고 안에 머무르지도 못하게 만든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다.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과연 있기나 할까. 그저 속절없이 우울의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몇 번이나 이런 과정을 겪고 난 후 '다음번엔 당당히 문을 열고 사라지라고 말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두려움을 동반한 우울을 이겨내는 것이 쉽지 만은 않다.
그래도 내 나름의 해결책은 있다. 어두움 감정에 매물 될 때 가능하면 다른 어둠을 바라보려 하지 않고 밝은 곳을 향해 한 발 내디뎌 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시선만 살짝 돌려도 환한 빛은 언제나 곁에 있기 때문이다.
10번에 10번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성공 횟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아마 내 마음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바뀐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아가고 있어서 일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거나 막연한 불안함과 두려움에 갇혀 있다면 제일 먼저 반대편을 바라보라 말하고 싶다. 심연은 들여다볼수록 더 깊은 심연만 있을 뿐이기 때문에 다른 곳을 보려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일단 긍정 에너지가 모여있는 곳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따스한 햇살이 비치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곳에서 그곳의 밝음에 자신의 어둠을 걷어낼 수 있도록 말이다.
나 역시 그렇게 마음속의 어둠을 서서히 걷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어둠만을 바라보며 검게 물들지 않고 스스로 밝은 빛을 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문장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곳에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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