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7일
다산, 어른의 하루 인생 문장 365 감수성과 태도_논어
사람이 어질지 못하다면 예를 지켜서 무슨 소용인가?
사람이 어질지 못하다면 음악을 한들 무슨 소용인가?
_<논어>
思索
한 때 땅이 마르다 못해 쩍 하고 갈라질정도로 감수성이 메말랐던 적이 있다. 그 시절엔 뭐가 그렇게 힘들고 귀찮았는지 좋은 음식, 좋은 풍경을 봐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건조해지다 보니 모든 부분에서 트러블이 하나둘 생겨났다. 평소 잘 지내던 사람과 사소한 일로 다투게 된다던가 좋아하던 일도 시큰둥해져 꽤 오랜 시간 정체기를 겪었다.
얼굴은 미소를 지은 적이 없었던 것처럼 무표정했고, 몸을 움직일 때도 어디 끌러가는 사람처럼 축 늘어져 있기 일쑤였다. 아무것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에 슬프면서도 다시 생각을 할 여력조차 없었다.
내 인생의 암흑기가 되었던 그 시절의 난 참 안쓰러운 사람이었던 것 같다. 세상에 널린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눈앞에 두고도 눈치채지 못했고, 나를 향한 온정을 내 것이 아니라 여기며 쳐내던 걸 보면 말이다.
남만큼 아는 것이 있다고 한들 제대로 느끼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일까. 시원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 향기로운 꽃내음과 애정 어린 인사를 지나쳐버린다면 사는 게 무슨 재미일까.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수록, 세상에 눈을 돌리고 마음을 열수록 느낄 수 있는 것은 훨씬 더 많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밀려오는 감동과 환희에 얼어있던 몸과 마음도 사르르 녹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식의 틀에 갇히는 것이 아닌 눈과 귀를 활짝 열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상대의 눈빛, 몸짓, 말에 집중하면 할수록 자신의 감수성 또한 풍부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 역시 감수성이 매우 뛰어난 사람은 아니지만 예전보다는 확실히 감성적으로 바뀌었다. 길가에 핀 꽃에 눈길 한 번 더 주고, 잠시 가던 길을 멈추어 나를 둘러싼 세상을 느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서다.
머리보단 오감으로, 생각하기보단 느낌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다. 나를 향한 애정의 말을 소중히 담아두고 그 말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다. 그렇게 삶의 풍요를 쌓아가고 싶다.
따뜻한 봄이 오고 있다. 여전히 추운 겨울 속에 살고 있을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여쁜 꽃 한 송이 피어나기를. 단비 같은 비가 내려 촉촉해지기를. 그리하여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기를 바라본다.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문장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보며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곳에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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