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고 이야기한 애니 딜러드의 말처럼
365 매일 읽는 긍정이 한 줄이라는 책을 통해 필사를 하고 위대한 사상가들이 남긴 명언들을 통해
삶의 해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 짧은 명언 / 필사 / 좋은 문장과 글귀
[ 2023. 2. 17 ] - 기도는 어디라도 좋다.
나의 생각
어릴 적 엄마는 나를 데리고 절에 자주 가셨다. 손이 닳도록, 무릎이 닳도록 열심히 기도를 하는 모습을 열린 문 사이로 보곤 했었다. 어린 머리엔 '뭐 하러 이렇게 굽이굽이 먼 곳까지 와서 힘들게 절을 하나'라는 생각이 가득했었기에, 그런 고생을 사서 하는 엄마를 이해하는 일은 당연히 어려웠다.
"너도 들어와~ 들어와서 절해~"라는 엄마의 말에 싫다고만 대답했던 나. 바닥에 굴러다니는 작은 돌을 발끝으로 툭 치며 절 앞마당을 그저 서성이기만 했다. 한 번 더 나를 불러보지만 등을 돌린 채 묵묵부답인 나를 흘겨보시곤 다시 열을 올려 절을 하시는 엄마. 왜 그땐 그 모습이 보기 싫었던 건지.
기도를 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그럴 시간에 다른 걸 하지 뭐 하러. 누가 알아준다고. 알 수 없는 반항심만 그득해 입이 댓 발 나왔던 그때의 나는 아마 몰랐을 거다. 그렇게 몸이 닳도록 기도하지 않으면 버텨낼 힘을 얻을 곳이 없었다는 것을. 아마 엄마는 그 절에서 아주 작은 희망이나 위안 또는 살아갈 용기를 치열하게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시간이 흘러 그때의 엄마나이쯤이 된 나는 이제 엄마의 권유를 내치지 않는다. 나를 위해 혹은 우리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망설이지 않고 나를 굽힌다. 나는 종교가 없다. 하지만 가족들을 위한 향을 손에 쥐고 후~ 불어내고 남은 잔향을 벗 삼아 고개 숙이며 마음으로 기도한다. 나의 기도로 조금이나마 나아질 이들의 앞날을 생각하면서.
종교가 있어야만이 아니라 나와 연결된 이들의 안위를 바라는 마음이라면 어디서든 그것은 기도가 된다. 그저 내가 먼저 전함으로써 그들에게 잘 닿기를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면 된다. 언제 어디서라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잠시 눈을 감고 기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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