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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생 기록/나의 고양이에게

나이 고양이에게 #9 - 집사가 보내는 편지 / 고양이 일기

by 나비서재 2022.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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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양이 '하나'에게 보내는 집사의 편지 아홉 번째

공백베고 자는 하나

과자를 줄 때면 아기새처럼 벌어지는 작은 입
다소곳이 앉아 열려있는 과자통은 보지도 않고 내 손만 바라보는 집중한 눈
과자를 쪼개는 순간 초롱초롱 해지면서 미리 마중 나오는 촉촉한 코
양치할 때면 보이지도 않는 입 속이 얼마나 잘 보이는지 

입안에서 살살 녹을 치킨 트릿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아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는 그 느낌인 걸까
간식시간이 끝나면 언제 관심을 가졌냐는 듯 쌩하니 가버리는 얌체 고양이
만족스럽게 그루밍하는 너의 옆을 지나가면서 동그란 머리나 한번 쓰다듬어본다.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는 나의 유일한 고양이 '하나'가 11살이 되면서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이 산 시간보다 앞으로 '하나'에게 남은 시간이 더 적겠구나..'라는 생각.
그때부터 마음이 초조해졌다. 그래서 여기에 내 고양이 '하나'의 흔적을 남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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