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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생 기록/나의 고양이에게

나의 고양이에게 #33 - 집사가 보내는 편지 / 고양이 일기

by 나비서재 2023.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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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양이 '하나'에게 보내는 집사의 편지 서른세 번째

 

나의-고양이에게-33
고양이의 여름나기의 최고는 발라당 뒤집기인 듯 하다.

 

발라당 뒹굴~
이 소리는 털복숭이 고양이 하나가
더위를 피해 몸을 굴리는 소리.

바각! 바가각!
이 소리는 애교만 날름 받아먹고
과자는 주지 않는 못된 집사를 향한 분노의 소리.

와다다~ 와다다다
이 소리는 제일 좋아하는 노란 고무줄이
피융~하고 날아가는 걸 잽싸게 쫓아가는 소리.

그르릉.. 그릉..
이 소리는 야무지게 배마사지를 해주는 
금손의 집사를 향해 별 다섯 개 평점을 주는 소리.

샤아악! 하~악!
이 소리는 어디 하찮은 집사 따위가 
나를 괴롭히냐고 호통치는 소리.

우다탕 탕탕!
이 소리는 올라가지도 못한 곳을 향해
기어이 점프하고 장렬히 실패하는 소리.

미야야야야야아압!!
이 소리는 생각보다 늦은 집사의 귀가에
자신을 오래 외롭게 했다며 투정 부리는 소리.

................
이 소리는 자신을 돌아 봐주길 바라며
조용히 곁에 앉아 애정의 시선을 보내는 소리.

다양하고 신기한 소리를 내는 나의 고양이는
이렇게 늘 내 곁에 있다며 쉬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드려낸다.

때로 침묵이 나를 삼키려 달려들어도
성질 나쁘고, 까칠한 냥보디가드 덕분에
침묵도, 우울도, 공허함도 슝~하고
강력한 냥펀치로 날려버린다.

앞으로도 나를 소란스럽게 만들어줘.
네가 보내는 소리라면 그 어떤 것도
나에게 좋지 않은 것은 없으니까.

 

나의-고양이에게
엎드려 자느라 찐빵이 되어버린 하나 얼굴. 너무 귀엽잖아!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는 나의 유일한 고양이 '하나'가 12살이 되면서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이 산 시간보다 앞으로 '하나'에게 남은 시간이 더 적겠구나..'라는 생각.
그때부터 마음이 초조해졌다. 그래서 여기에 내 고양이 '하나'의 흔적을 남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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