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묘생 기록/나의 고양이에게

나의 고양이에게 #14 - 집사가 보내는 편지 / 고양이 일기

by 나비서재 2022. 10. 5.
반응형

나의 고양이 '하나'에게 보내는 집사의 편지 열네 번째

하나와의 아이컨텍

나의 고양이가 좋아하는 것들 1

바삭하지만 입에서 살살 녹는 치킨 트릿
얌체같이 콩과 당근을 골라내는 치킨 수프 
아침에 일어나 처음 하는 굿모닝 고양이 키스
바각바각 절도 있는 리듬으로 춤추며 하는 스크래치 긁기

말랑한 배를 정성껏 조물거려주는 내 손 
시원하고 깨끗한 갓 떠온 정수기 물
신중을 가하며 농부처럼 감자를 캐고 난 후의 청결한 화장실 

약간은 까슬까슬한 발매트 
'저길 들어가긴 하네..'라고 생각되는 작은 택배박스
침대와 이불 사이의 자그마한 틈 속 여행 
'까까주까?' 하고 간드러진 집사의 목소리

현란한 손놀림으로 기어이 연 서랍 속 파헤치기 놀이 
구석에 몰래 숨어있다가 방에서 나오는 집사 놀라게 하고 도망가기
파릇하고 싱싱하고 아삭한 캣 글라스 후식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는 나의 유일한 고양이 '하나'가 11살이 되면서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이 산 시간보다 앞으로 '하나'에게 남은 시간이 더 적겠구나..'라는 생각.
그때부터 마음이 초조해졌다. 그래서 여기에 내 고양이 '하나'의 흔적을 남기기로 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