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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양이 '하나'에게 보내는 집사의 편지 열세 번째
내 고양이의 나이 듦이 슬퍼질 때가 있다.
30~40분씩 하던 놀이를 이젠 10분만 해도 엎드려 쉴 때,
3단 점프를 하며 올라가던 캣타워의 중간층을 애용할 때,
어릴 적 아팠단 후유증이 나이 들어 하나씩 나타나며 면역력이 약해질 때,
발랄하게 뛰어다니는 것보다 품에 안겨있기를 더 좋아할 때,
하지만 그런 슬픈 나이 듦이 좋을 때도 있다.
자신에게 위험이 되는지 아닌지를 스스로 알아낼 때,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고 행동해줄 때.
나와의 유대감이 점점 더 깊어짐을 느낄 때,
나의 손길을 기꺼이 환영하며 정말 편하게 쉴 때,
여전히 잘 먹고 잘 자고 잘 쌀 때.
어쩌면 다른 건 둘째치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게 제일이다.
앞으로 그것만이라도 계속 잘해준다면
여한이 없을 테니 말이다.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는 나의 유일한 고양이 '하나'가 11살이 되면서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이 산 시간보다 앞으로 '하나'에게 남은 시간이 더 적겠구나..'라는 생각.
그때부터 마음이 초조해졌다. 그래서 여기에 내 고양이 '하나'의 흔적을 남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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