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기록/책 리뷰

[책 리뷰] 소름이 돋는다 - 배예람 / 사랑스러운 겁쟁이들을 위한 호러 예찬 / 에세이

by 나비서재 2023. 9. 13.
반응형
겁쟁이여도 괜찮아!
오늘도 무서운 이야기를 찾아 헤매는
겁쟁이들을 위한 호러 에세이

소름이-돋는다-배예람
소름이 돋는다 / yes24

* 제목 : 소름이 돋는다
* 지은이 : 배예람 / *출판사 : 참새책방
* 키워드 : 호러애호가, 겁쟁이가 호러를 대하는 자세, 공포의 매력
* 장르 : 호러 에세이
* 만족도 : ★★★
* 한줄평 : 겁쟁이자만 공포는 보고 싶은 이에게 전하는 본격 호러 예찬


소름이-돋는다-표자
소름이 돋는다 / 배예람

작가 소개  배예람

안전가옥 「대스타」 앤솔로지에 수록된 「스타 이즈 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
소설집으로 「좀비즈 어웨이」가 있음.
느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이야기를 쓰는 삶이 목표.


차례

1. 겁쟁이여도 괜찮아
2. 나를 보는 그 눈, 그 눈!
3. 우리 집은 안전해?
4. 우리는 누구를 무서워하는가
5.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괴물들
6. 잔인해서 좋은 건 아니야
7. 나의 영원한 동반자, 좀비
8. 이 책에 8번 항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9. 공포 게임의 맛
10. 사실은 사람이 제일 무서워
11. 우주, 광활한 공포의 세계
12. 검은 물 밑에서 딥 라이징을
13. 세상의 모든 겁쟁이들을 위하여


소름이 돋는다.


세상에 나 같은 겁쟁이가 또 어디 있을까.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고개를 바짝 올리고, 어두운 곳은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나. 

그런 내가 유독 좋아하는 장르가 바로 공포 호러물이다. 이 아이러니함은 지금도 나조차 이해하기 힘든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굳이 불을 끄고, 이불을 얼굴까지 덮을 기세로 공포영화를 보는 상황이라니 앞 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어쩌다 이런 천하의 겁쟁이가 호러물이 주는 요상한 두근거림과 서늘한 식은땀을 좋아하게 되어버렸을까. 이런 나의 혼란스러움에 시원한 답을 내려줄 책을 드디어 만났다.

'소름이 돋는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는 이 책은 표지마저도 강렬하다.
사실 처음엔 제목보다 표지에 이끌려 보게 되었지만,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깨닫고 말았다. 이건 완전 내 이야기라는 것을. 얼굴도 모르는 사이인데도 마음이 통한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이 책의 작가 역시 어쩜 그렇게 뼛속 깊이 겁쟁이인지. 그런데도 호러물을 너무나 사랑하는 괴짜 같은 성미까지 나와 똑 닮은 사람을 만났다는 게 반가움을 넘어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창작자가 의도적으로 설치한 함정에 충실히 빠지고,
숨통을 조여 오는 긴장감에 실눈만 겨우 뜬 채로
비명을 지르는 겁쟁이들이야말로,
어쩌면 호러라는 장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 소름이 돋는다  p. 22 -

소름이-돋는다
소름이 돋는다

책 '소름이 돋는다'는 겁쟁이 작가가 또 다른 겁쟁이들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호러 안내서다. 자신이 지금까지 본 다양한 호러 공포물과 직접 겪은 경험들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을 리얼하게 알려주고 있다. 

호러물을 보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늘 고민하는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담겨 있다. 자칭 '호러애호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겪은 공포 후유증과 끊기 힘든 묘한 즐거움에 대해 읽고 있노라면, '맞아. 맞아!'라는 맞장구가 절로 나온다.

아마 비슷한 경험을 해 본 사람들은 이 책이 굉장히 반가울 거라 생각한다. 심리 묘사가 아주 세밀하고 자세하게 적혀있기 때문이다.

'공포물을 좋아하는 겁쟁이'들의 삶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겁을 먹으면서도 계속 공포물을 찾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결해 주기도 한다.

작가가 인상 깊게 본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장화, 홍련>, <파라노말 액티비티>, <컨저링>,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등등. 전체적인 스토리와 공포 포인트가 어딘지 알 수 있어 이 책만 봐도 공포 영화 여러 편은 본 듯한 기분이 든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많이 나와서 너무 좋았다. 무서움을 참아내면서 끝내 결말까지 보았던 그때의 내가 떠오르자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괴물 둘이 동료로서도 적으로서도 매력적인 이유는
그들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과 전혀 다른 형상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가장 먼저 겁을 먹지만 동시에 호기심을 품게 된다.
- 소름이 돋는다  p.89 -

소름이-돋는다
소름이 돋는다

톡톡 튀는 작가만의 문체와 현실 고증 100% 이야기가 더해지자 읽을수록 점점 더 재미있다. 작가의 경험으로 말미암아 어린 시절 내가 겪었던 공포의 순간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난 아직도 그 어둠 속의 남자를 잊지 못한다. 다시 생각하니 또 무섭네)

'소름이 돋는다'를 읽고 있으면, 공포 영화가 괜스레 보고 싶어 진다. 아마 마음이 맞는 공포 메이트를 만나서 그런 것 같다. 이대로 밤새 공포와 호러라는 주제로 수다를 떨 수도 있을 것만 같다.

공포와 괴물, 우주, 심해를 향한 작가의 무한 애정에 나까지 매료되는 기분이다. '아, 이래서 내가 미스터리한 것을 좋아했구나'라는 동질감도 느낄 수 있었다

자신만의 '하우스 호러 법칙'을 세우게 되는데,
나의 하우스 호러 법칙은 다음과 같다.
1. 저택에는 지하실이 있다.
2. 지하실이 없으면 다락방이 있다.
3. 아니면 둘 다 있다! (제일 짜증 나는 경우(
4. 둘 다 들어가고 싶지 않게 생겼다.
5. 근데 들어가야 한다.
- 소름이 돋는다  p.49 -

공포와 인간 심리의 연관성을 알아보고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다. 모든 이야기가 경험담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생생한 설명이 가능해 몰입도도 굉장히 높았다.

겁이 너무 많아 공포 영화 근처도 못 가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웬만한 공포영화는 섭렵한 거나 다름없기 때문에 당당히 다 봤다고 자랑할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정말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공포 콘텐츠가 가득 담겨 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호러 대리 체험'이라 말하고 싶다.
말 그대로 직접 본 것처럼 느껴질 만큼 공포 하나만을 제대로 깊게 판 책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겁쟁이라 말하면서도 은근슬쩍 공포 영화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관심이 갔던 분, 막상 보려고 해도 용기가 나지 않아 포기했던 분, 어떻게든 보기 위해 노력해 봤던 분이라면 아주 재미있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나처럼 그냥 한 번씩 뭐가 있는 건 아닌지 뒤돌아보고, 촉각을 곤두세우며 쿵쾅거리는 마음으로 다음장을 넘기면서 보기만 하면 된다. 그게 겁쟁이가 공포를 대하는 자세니까 말이다. 

우주와 마찬가지로 물 역시
인류가 평생을 바쳐도 전부를 알 수 없는 존재다.
우리가 영원히 알지 못하는 것,
또 인간의 힘으로는 거스를 수 없는 것,
그것만으로도 물을 두려워할 이유는 충분하다.
- 소름이 돋는다  p.194 -

소름이-돋는다
소름이 돋는다

무섭지만 너무 궁금해 미칠 것 같은 기분, 두 눈을 부릅떴지만 초점은 흐린 채로 이불을 꽉 부여잡는 기분, 뭔가 튀어나오는 순간 으아악! 하고 한바탕 소리 지르고 왠지 모를 시원함을 느끼는 기분.

이렇듯 호러 공포물의 매력이란, 나 같은 겁쟁이도 또다시 도전하게 만드는 데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재미를 나만 알기엔 너무 아깝다. 용기 내 호러라는 웅덩이에 발 하나만이라도 담가보실 분들이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소름이 돋는다 소개 영상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9841844

 

소름이 돋는다 - 예스24

겁쟁이여도 괜찮아!오늘도 무서운 이야기를 찾아 헤매는 겁쟁이들을 위한 호러 에세이여름철만 되면 사랑스러운 겁쟁이들이 나타난다. 친구들을 조르고 졸라 공포영화를 보러 가서는 정작 귀

www.yes24.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