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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책 리뷰

[책 리뷰] 조선 미술관 - 탁현규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 / 조선 문화 절정기의 순간들 / 정선, 김홍도, 신윤복

by 나비서재 2023.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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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미술 최고 해설가 탁현규가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조선 미술 입문서

조선-미술관-표지
조선 미술관 / yes24

* 제목 : 조선 미술관
* 지은이 : 탁현규  / *출판사 : 블랙피쉬
* 장르 : 역사 / 예술/ 한국문화 / 조선시대
* 만족도 : ★★★★
* 키워드 : 조선 놀이 문화, 궁의 안과 밖, 기로소, 조선 화원의 삶
* 한줄평 : 조선 문화 절정기를 눈썹 한 가닥까지 들여다볼 기회!


조선-미술관-표지
조선 미술관 / 탁현규

작가 소개   탁현규

기획하는 전시마다 대박을 터트리는 고미술계 최고의 해설가.
옛 그림 속에서 과거의 특별한 순간을 발겨하는 것을 즐김.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나온 후 간송미술관 연구원으로 일함.
경인교대, 한성대 등에서 한국미술사를 가르치는 중.


차례

1관. 궁궐 밖의 사사로운 날들
  • 제1전시실 / 풍류로 통하던 조선 양반들
  • 제2전시실 / 가부장제 아래의 조선 여인들
  • 제3전시실 / 하루하루에 충실한 서민들

2관. 궁궐에서 열린 성대한 잔치

  • 제1전시실 / 숙종 임금이 기로소에 들어가다_<기해기사첩>
  • 제2전시실 / 영조 임금이 기로소에 들어가다_<기사경회첨>
  • 제3전시실 / 궁궐 밖에도 잔치는 있었다


조선 미술관


시대가 아무리 바뀌고 세대가 교체된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의복과 음식이 바뀌고 환경이 바뀌는 세월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나는 이 질문에 대해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답할 수 있다. 
"예술"

음악, 시, 소설과 같은 무형의 예술부터 건축, 책, 그림, 의복, 도구와 같은 유형의 예술까지. 인간의 삶이 투영된 예술은 오래도록 보존해야 할 만큼의 가치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생각한다.

이제 우리 민족의 과거를 떠올려보자.
우리는 '조선'이라는 시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쩌면 대부분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지 그런 이미지로만 기억되기엔 조선이 가진 예술의 힘과 아름다움이 너무 아깝다고 느끼게 한 책을 만났다. 

바로 '조선 미술관'이다.
박물관이나 역사책에서 한 번쯤 봤던 조선의 그림들은 생소해 쉽게 다가가거나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 없었기 때문이다.

조선 미술관은 나처럼 조선이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깊숙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보다 재미있고 유쾌한 상상력을 유발하는 현대판 조선 스토리로 가득 찬 '문화예술해설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총 2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관은 궁궐 밖 양반과 서민의 사사로운 날들을 
2관은 궁궐에서 열리는 성대한 잔치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1관 / 궁궐 밖의 사사로운 날들


하나의 그림 속엔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다. 전체를 볼 때의 느낌과 하나씩 떼어볼 때의 느낌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운 요소다.

정말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작가의 열정 덕분에 조선시대 문화 발전의 역사와 주요 화원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알 수 있다.

겸재 정선부터 맥을 이어받은 조영석, 김홍도, 신윤복에 이르는 화원들의 작품을 면밀히 관찰해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조선 아이가 조선 지게를 치고
조선 소를 타고 조선의 여울에서 조선의 오리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조선 것이 아닌 것이 없다.
그리하여 단원 김홍도는 가장 조선스러운 화가가 된다.
- 조선 미술관  p.135 -

조선 미술관
조선의 것을 잘 표현한 기우부신 / 김홍도

그림을 그릴 때 화가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함께 예상해 보고, 화원 특유의 기법을 알고 난 후에 다시 들여다본 그림은 왠지 모를 새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조선시대 놀이 문화를 탐구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보면 볼수록 신기한 건 과거 조선과 지금의 현시대가 서로 연결된 듯한 기분이 든다는 점이다. 흥 많고, 제대로 놀 줄 아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이래서 한민족이라 불리는 것일지도.

조선-미술관조선-미술관
놀이에 빠진 선비들 - 현이도 / 조영석과 매사냥 - 귀인웅렵 / 김홍도

특히 감정 이입을 제대로 하게끔 만드는 탁현규 해설가의 맛깔난 설명도 책의 만족도를 높이는 한 수가 된다. 덕분에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보면서 그림 속에 담긴 인물들을 조합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선-미술관조선-미술관
조선시대 여인의 모습을 그대로 포현한 신육복

여자로서 겪어야 했던 고충과 어려움도 잘 표현되어 있다. 조선시대의 풍속화가 얼마나 현실적 고증이 높았는지 여실히 알 수 있는 그림들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혜원 신윤복의 그림 속 기녀와 과부의 인생사가 기억에 남는다. 

탁월한 인물 심리 묘사와 섬세한 마무리로 표현한 조선 풍속화. 이것이야말로 조선 문화 절정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진정한 예술의 한 조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2관 / 궁궐에서 열린 성대한 잔치

기로소 - 조선 시대 70세가 넘는 정이품 이상의 문단들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

어느 시대든 장수하는 이에 대한 대접은 빠지지 않을 것이다. 조선의 문화를 이끄는 데 큰 힘을 보태었던 기로신 11명에게 숙종이 내린 잔치를 총 5개의 과정으로 표현한 그림이 바로 <기해기사첩>이다.

조선-미술관
기해기사첨의 어접봉인도

<기해기사첩> 은 
어첩봉안도 - 기로소 행차
송정전진하전도 - 임금에게 축하인사 드리기
경헌당석연도 - 임금이 내린 잔치
봉배귀사도 - 술잔을 받들어 기로소로 돌아오다
기사사연도 - 기로소에서의 잔치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 시대의 품계, 궁중 잔치의 품격, 당대 관료들의 의복 등 잘 몰랐던 관료에 대한 정보가 많이 실려 있다.

궁중 잔치의 순서와 구성, 각 위치에 담긴 의미 해석, 구석진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해설을 통해 궁궐 안의 잔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임금과 세자의 항아리는 용무늬가 있고
기로신들의 항아리는 용무늬가 없어 용무늬는 임금만이
쓸 수 있는 문양임을 알 수 있다.
술항아리마다 담당 신하들이 옆에 서 있어 
잔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술임을 짐작할 수 있다.
- 조선 미술관  p. 177 -

그중에서도 기로신의 초상화가 인상 깊다. 반신 초상의 그림은 당대 최고 수준의 화원들이 그렸다는 걸 증명하듯 여전히 생생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염 하나까지 표현한 초상화를 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나에게 말을 걸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조선-미술관-
기로신의 반신 초상화

기로신이 모두 11명이었기 때문에 <기해기사첩>은
12부를 만들어 기로신들이 하나씩 나누어 가지고 나머지 한 부는
기로소에 보관하였다. 조선 후기 문화절정기에
일급 궁중기록화첩이 12부나 만들어졌다는 것은
참으로 감탄할 만한 일이다
- 조선 미술관  p. 205 -

조선-미술관
조선 미술관

 

영조 때엔 같은 의미를 가진 <기사경회첩>이 그려졌다.

조선-미술관
기사경회첩의 영수각진림도

영수각친림도 - 영수각 감실에 어첩 봉인
승정전진하전도 - 임금에게 축하 문서 받기
경현당선운도 - 임금이 내리는 술
사악선귀사도 - 음악과 잔을 가지고 돌아오다
본소사연도 - 임금이 내린 잔치로 구성되어 있다.

숙종과 영조 임금 시대 25년에 대한 풍속화 차지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그 시간 동안 어떤 부분이 변화되고 교체되었는지,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지는 궁중 기록화의 쇠퇴 과정도 들여다볼 수 있다.

궁 안에서만 장수를 축하하면 섭섭하다. 다행히 궁 밖에서도 나이 든 어르신을 위한 경로잔치가 있었다는 걸 알게 해주는 그림이 있다.

각각 한양에서 열린 잔치 <북원기로회도 - 겸재 정선> 개성에서 열린 잔치 <기로세련계도 - 김홍도>가 그것이다. 

조선-미술관
개성에서 열린 잔치를 그린 기로세련계도 / 김홍도

특히 김홍도의 그림은 조선 문화 최고의 절정기에 그려진 풍속화라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진경시대의 종막을 알리는 그림이기에 더욱 기념할만한 그림이라 작가는 말하고 있다. 

*진경시대 : 조선 후기 문화가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조선만의 고유한 성격을 드러냈던 절정기

 


 

조선 미술관을 읽고


내용이 정말 알차게 꽉 차있다. 거기다 어디 하나 버릴 게 없다. 
서양 미술에 많이 물들어 있던 내가 풍속화의 아름다움에 풍덩 빠질 수밖에 없을 만큼 이 책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독보적이다.

한 장의 그림 안에 울고 웃는 사람이 있다는 걸 조선 미술관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선 시대 풍속 문화를 제대로 파보고 싶으신 분, '이렇게 까지 재미있다고?'라고 생각할 정도의 그림 해설집을 읽고 싶으신 분, 옛 조선의 놀이 문화와 시대적 배경을 알고 싶으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더불어 가까이서 보기 힘든 풍속화와 궁중기록화의 세세한 부분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있기에 교육용으로도 매우 적합한 책이다.

모쪼록 아름다움과 기품, 익살스러움과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조선 문화로의 여행을 부디 많은 분들이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선 미술관 책 영상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7585578

 

조선 미술관 - 예스24

“세상에 없던 전시회, 조선 미술관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문화 절정기 조선의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를 한 권에 담아낸 전무후무한 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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