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에세이추천/마라톤/소설가의 삶
달리기에 대해 정직하게 쓴다는 것은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 정직하게 쓰는 일이기도 했다.
'달린다'는 것에 대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치열한 도전
* 제목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지은이 : 무라카미 하루키 / *출판사 : 문학사상
* 키워드 : 달라기, 마라톤, 소설가, 내면, 체력
* 한줄평 : 자신을 소설가로 존재하게 하는 달리기에 대한 저자의 회고록
* 만족도 : ★★★★★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설명이 필요 없는 작가다.
하지만 나는 하루키 작가가 활발히 활동하던 시기에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에 푹 빠져 있었고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의 소설보다 읽기 어려움이 있어 관심을 별로 가지지 않았었는데
나이를 먹으며 내가 변했듯 작가의 생각도 변했는지 소설 외의 장르는 내진 않던 그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에세이를 출판하게 되면서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일을 하는 데 있어 체력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해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데
소설가의 직업을 가지면서 꾸준히 달리기를 하고 있다는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달린다'는 것은 문학과 삶을 향한 치열한 도전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하는 달리기를 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들
사람들은 스스로 자각하기 전까진 현재 자신의 모습에 그럭저럭 만족하면 살아간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불현듯 삶의 전환점이 될 생각이 계시처럼 자신에게 찾아온다.
새로운 다짐과 목표가 생기면 그때부터 완전한 자신이 되기 위해 몰입하게 되는데
그 생각이 '소설가'였던 무라카미 하루키는 지금까지의 자신이 생활을 뒤로하고 소설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소설가라는 직업은 생각과는 다르게 의외의 능력이 필요했는데
그건 바로 '기초체력'이었던 것이다.
이것저것 다양한 운동을 해보다가 그나마 가장 하기 쉽고 견딜만한 운동이었던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다. 처음엔 별생각 없이 하기 쉬운 걸로 골랐던 건데, 그렇게 시작했던 달리기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더욱 탄탄하고 깊이 있는 소설가가
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평범한 달리기에서 완주의 목표를 가진 마라톤으로, 마라톤에서 100km 울트라 마라톤까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달리기의 범위를 점점 넓혀갔고, 그 과정에서 얻은 모든 감정과 경험들은
소설가로서의 양분이 되었다.
그는 날이 흐려도 달리고, 아파도 달리고, 달리기 싫어도 달렸다.
도대체 달리기의 매력이 뭐길래 그는 멈추지 않는 걸까?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저 좋아하게 돼버린 달리기를 계속해내고 있는 것뿐이다.
성공과 실패의 상관없이 자신이 정해놓은 목표를 향해 걷지 않고 끝까지 달리는 것이다.
그저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다.
때때로 알 수 없는 우울감에 시달리고 부상의 고통을 참아내면서도 달리는 것은 자신과의 약속이자
소설가라는 직업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해냈을 때의 성취감가 다채로운 풍경을 벗 삼아 아름답게 변화하는 계절을 바라보며
달릴 때의 그 기분은 아마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자신 스스로도 자신의 내면을 다 알 수 없듯,
달리는 행위에 대한 명확한 정의 또한 내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달리는 것이다.
오롯이 혼자서, 흔들리지 않고, 뒤돌아보지 않고 앞을 보며 자신이 정해 놓은 끝을 향해 달리는 것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잠시 책을 내려놓고 달리는 상상을 해본다.
상상 속에서 들리는 숨소리, 스쳐가는 바람, 평화롭게 떠있는 구름, 내리쬐는 햇빛, 그림 같은 풍경들은
그와 함께 길 위를 달리는 러너와 같은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런 자유로운 행위와 노력을 통해 얻게 되는 모든 것들이 자신으로서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달리기를 제대로 해 본 적 없는 나조차 달리기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해주는 책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속 글귀들
P. 65
내 생각에는, 정말로 젊은 시기를 별도로 치면 인생에는 아무래도 우선순위라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해가야 할 것인가 하는 순번을 매기는 것이다.
어느 나이까지 그와 같은 시스템을 자기 안에 확실하게 확립해놓지 않으면
인생은 초점을 잃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P. 130
인간의 정신은 육체적 특성에 좌우되는 것이 아닐까?
또는 반대로 정신의 특성이 육체의 형성에도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정신과 육체는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며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사람에게는 천성적으로 '종합적 경향'같은 것이 있어서,
본인이 그것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그것으로부터 도망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정도이다. 경향은 어느 정도까지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근본적으로 변경할 수는 없다.
사람들은 그것을 천성이라고 부른다.
P. 246
보통 사람들처럼, 가령 몇 살이 되어도 살아있는 한 나라고 하는 인간에 대해서
새로운 발견은 있는 것이다.
발가벗고 거울 앞에 아무리 오랜 시간 바라보며 서 있는다 해도
인간의 속까지는 비춰주지 않는다.
P. 258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나가는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참을 수 있는 한 참았다고 나 나름대로
납득하는 것에 있다. 거기에 있는 실패나 기쁨에서 구체적인 교훈을 배워 나가는 것에 있다.
그리고 시간과 세월을 들여, 그와 같은 레이스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서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으로 충분히 납득하는 그 어딘가의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다.
혹은, 가령 조금이라도 그것들과 비슷한 장소에 근접하는 것이다.
(그렇다, 아마도 이쪽이 좀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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