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문장 적기에 넘어가기 전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그건 바로 지금까지 적어본 필기체들을 한 줄에 이어서 써보는 것이다.
맨 처음엔 이걸 언제 다 써보나 걱정했는데 그새 손에 많이 익었던 건지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다.
대신 엄청난 집중력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쓰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했다.
하나씩 쓸 땐 딴생각도 좀 하면서 썼는데, 한 줄로 쭈욱 적을 땐 잡생각은 금물이다.
한 자씩 쓸 때는 잘 몰랐는데 어설프게나마 전체 필기체를 나열하니 뭔가 있어 보인다. 후후
'내가 이걸 다 썼다니!'라는 감동이 밀려와 한참을 내려다보기도 했다.
처음의 막막함이 어느새 점점 더 큰 즐거움이 되어가는 걸 느끼게 되니 다음이 벌써 기대가 된다.
필기체 모양에 신경 쓰느라 알파벳 순서를 까먹기도 했다.
뭔가 이상한데..라는 생각에 되짚어보니 R자를 대놓고 빼먹은 것이다.
틀려도 뭐라 할 사람이 없고 그냥 다시 고쳐서 쓰면 된다는 게 취미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그러니 틀리거나 실수하는 걸 너무 걱정하지 마시길!
특히 소문자 필기체 이어 쓰기가 더 마음에 든다.
쓰다 보면 무아지경 같은 상태에 빠져 물 흐르듯 이어질 때가 있는데 그 기분이 은근 짜릿하다.
이렇게 단계별로 발전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으니 보람이 더 크게 느껴진다.
제대로 된 종이에 만년필로 멋들어지게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샘솟는 중이다.
지금의 느낌을 계속 간직한 채 앞으로의 필기체 연습을 이어나가야겠다.
이젠 의미가 담긴 짧은 문장들을 써 보며, 언젠가 필사하게 될 좋은 원서를 찾아 나설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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