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방문하게 된 부산 해운대. 강풍이 몰아치는 해변가는 파도가 무섭게 내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바다는 언제 와도 참 좋다.
지금까지 온 횟수는 많지 않지만 해운대에 오면 꼭 잊지 않고 가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씨라이프 부산 아쿠라이움'이다.
씨라이프 부산 아쿠아리움
운영 시간 : 월~금 오전 10시 ~ 오후 5시 / 토~일 오전 10시 ~ 오후 8시
대표 전화 : 051) 740-1700
주소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266(중동)
예전에 왔을 때랑 똑같을 거라 생각했는데 새로운 테마가 추가되어 있었다.
내부 인테리어도 다 바뀌었고, 무엇보다 수조가 너무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어 해양 생물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았다.
관람자의 입장에 맞춰 동선이나 관람방법이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물멍에 최적화시킨 수조내부 배경들도 신경을 많이 쓴 듯한 모습이어서 왠지 모를 정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 씨라이프 아쿠아리움
# 등장부터 압도적인 피라루쿠
씨라이프 아쿠아리움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나를 압도하는 물고기 등장. 두둥!
다른 사람들은 별생각 없어 보이던데 나만 무서운가.. 자꾸 나랑 눈 마주쳐서 곁눈질로 본 건 눈치 못 챘겠지..
몸길이는 3m~5m, 무게는 200kg에 달한다는 피라루쿠.
물에서 만난다면 일단 도망부터 치고 봐야 하는 너무 무서운 비주얼을 가졌다..
그만큼 비싼 값을 하는 물고기를 실물로 볼 수 있다는 게 아쿠아리움의 장점인 듯하다.
# 라냐 라냐 피라니아
이번에 바뀐 아쿠아리움은 현실 고증에 신경을 매우 많이 쓴 거 같다.
한국에 피라니아가 없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난 저런 모습은 되고 싶지가 않네..
# 발톱은 안 보이는 작은 발톱 수달
물에서 노는 수달이 없어 가까이선 못했지만 나에겐 줌기능이 있는 핸드폰이 있지.
내가 간 날 수달 가족 사이엔 불화가 있었던 듯하다. 너무 싸워서 가서 말리고 싶을 정도였으니,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다시 화목한 가족으로 돌아갔기를.
# 너무 가만히 있어 모형인 줄 알았던 자카스 펭귄
펭귄도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 줌 기능으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물 밖에 있는 펭귄들은 좀처럼 움직일 생각을 안 해서 저 두 마리의 펭귄들이 처음엔 모형인 줄 알았다. 평지의 펭귄은 가만히 있기가 특기인가 보다.
대신 물속에선 잘 돌아다녀 사진보다 동영상 위주로 찍었다. 인공 파도를 만들어 주는 버튼이 따로 준비되어 있어서 눌러 주면 파도를 타고 노는 펭귄들을 구경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 어서 와, 야광 심해 바다는 처음이지?
심해라는 콘셉트에 잘 맞는 현란한 야광빛으로 가득 찬 심해 바다관.
이번에 관람한 부산 아쿠아리움은 눈이 즐거운 곳이 많아서 특히 마음에 든다.
블루라이트를 활용한 관람 포인트도 장점 중 하나다. 그냥 볼 때는 잘 몰랐던 부분을 새로운 환경을 통해 알 수 있다는 점이 신비로운 바다 탐험의 흥미를 더 끌어올려준다.
직접 전용 고글을 들고 심해 생물들을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렇게 체험할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어 관람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 여담으로 내 손가락과 발가락까지 하얗게 빛나는 걸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건 비밀.
# 물멍을 원하시나요? 그럼 해파리가 최고!
들어서는 순간 '그래 이거야! 내가 원하던 물멍!'이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는 해파리관. 새로 기획된 공간이니 만큼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아무 생각 없이 물 흐르는 데로 흘러가는 해피라를 보는 걸 원체 좋아했던 나에게 딱 맞는 곳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에 따라 해파리는 오묘했다가 신비했다가를 반복한다. 해파리관의 주제가 우주 혹은 무중력인 모양인지 달을 배경으로 더 몽환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 가오리는 날 보고 웃지
나는 지금까지 몰랐다. 내가 가오리에게 이렇게나 인기가 많을 줄.
가오리가 헤엄치는 모습을 찍고 싶었을 뿐인데, 이 한 마리가 계속 내 시선을 강탈하는 바람에 나중엔 결국 웃고 말았다. 날 웃게 하는 가오리라니. 이런 기분 처음이야.
가오리 수족관 곳곳엔 직접 들어가 가까이 볼 수 있도록 내부 공간이 작게 마련되어 있다. 위치가 낮아 성인보단 아이들이 보기에 더 적합하다. 혹시나 해서 도전했다가 졸지에 탈출모드가 되었으니 키가 크신 분들에겐 약간의 각오가 필요할 것 같다.
무릎은 소중하니까.
# 이렇게 귀여운 장어 본 적 있나요? 가든일
드디어 만났다! 나의 최애! '가든일'을 처음 만났을 때 '까아!'소리가 절로 나왔던 때가 기억이 난다. 내가 이렇게 생긴 걸 좋아한다는 새로운 취향 발견의 순간이었다. 너무 귀여워! 집에 데려가고 싶다!
말이 장어지 엄청난 겁쟁이인 '가든일'은 길게 몸을 빼고 있다가도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면 모래 속으로 숨기 바쁜 엄청나게 예민한 녀석이다.
가든일을 너무너무 키우고 싶었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과 이미 우리 집엔 자기가 대장인 줄 아는 고양이가 있어서 결국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언젠가 기르고 말리라. 그전까진 잊을만하면 아쿠아리움에 찾아와서 보는 걸로 만족하려 한다.
# 바다에 사는 작은 말, 해마
해마도 베일에 싸인 해양 생물 중 하나인데 여기선 여러 종류를 한꺼번에 볼 수 있었다. 이름 그대로 말을 닮은 생김새가 볼 때마다 참 신기한 생물인 거 같다. 어쩜 이렇게 생겼을까?
찾아보니 먹이를 먹는 속도가 1/1000초로 빠르다는데 저 입이 진공청소기역할을 하는 모양이다. 더욱 신기한 건 해마를 유심히 보다 먹이를 먹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 1/1000초의 먹이 먹는 장면을 보시라!
대부분의 해마들이 배가 불룩한 걸로 봐선 새끼들이 곧 태어날 예정인 듯하다. 그만큼 관리를 잘했기 때문에 해마의 산란도 가능한 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더 많은 해마들로 채워질 해마관이 벌써 기대된다.
# 마음이 편안해지는 대형 수조 물멍, 하지만 상어가 있는
아쿠아리움의 클라이맥스는 뭐니 뭐니 해도 상어와 다양한 물고기들이 있는 대형 수조를 보는 것이다. 마치 나도 물속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수조 앞에 앉아있노라면 세상 근심까지 함께 흘러가 버리는 듯하다.
# 참새는 방앗간을 못 지나가고 나는...
기념품 샵의 열쇠고리 코너를 지나치지를 못한다. 오래전부터의 습관인 열쇠고리 모으기는 나이가 들어 사라지기는커녕 더 즐거워지니 큰일이다. 그래도 이런 즐거움이 있어야 또 다음을 기약하게 되는 법이니까.
전에 왔을 때 가은일 자석을 구매했었는데, 새로 나온 건 없어서 아쉬웠다. 해파리나 해마 열쇠고리를 사고 싶었지만 없어서 사질 못했다. 대신 귀여운 해달과 벨루가를 데려왔다. 지금 내 가방 고리에 걸려있는 벨루가는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약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서 부산 씨라이프 아쿠아리움 관람을 마쳤다. 시간이 맞지 않아 먹이 주는 프로그램을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나름 알차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일상 기록 >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연 후기] 히사이시 조 OST 콘서트 더 오케스트라 -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용지홀 (23) | 2023.08.14 |
---|---|
지브리 VS 마블 OST 이지연 재즈오케스트라 공연 후기 /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용지홀) (26) | 2023.07.24 |
주말 아침 산책 - 꽃 향기만 맡으러 왔단다 / (산)수국, 리아트리스, 모나르다, 조팝꽃, 원추리, 유카 (17) | 2023.07.12 |
2023 호텔아트페어 인 대구 관람 후기 / 인터불고 호텔 더파크빌리지 / HOTEL ART FAIR IN DAEGU / 대구화랑협회 (18) | 2023.07.10 |
귀호강 제대로 한 2023 박정현 콘서트 [The Bridge] - 대구 엑스코 오디토리움 (53) | 2023.06.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