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후기] 애니메이션 첼로 페스티벌 디즈니 vs 지브리 / 대구수성아트피아 대극장

디즈니와 스튜디오 지브리의 베스트 OST를
10대의 첼로가 들려주는 마법 같은 공연!

애니메이션 첼로 페스티벌 / 디즈니 vs 지브리

애니메이션 펠로 페스티벌 디즈니 vs 지브리

일시 : 2023년. 9월 2일 (토) 7pm
위치 :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티켓 : R/65,000   S/55,000   A/45,000
입장연령 : 8세 이상 관람 가능 (미취학아동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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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나는 이 악기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느린 연주와 낮은음, 다른 메인 악기들의 베이스가 되는 악기가 당연 첼로 일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고정관념을 한방에 날려줄 연주회를 만났다.
디즈니와 지브리의 대표 OST를 10대의 첼로로만 연주하는 애니메이션 첼로 페스티벌.

애니메이션 첼로 페스티벌 티켓

애니메이션 첼로 페스티벌 공연장

Theme1 / 디즈니 OST 

The Lion Sleeps Tonight <라이온킹>
You've Got a Friend in Me <토이스토리>
A Dream is a WIsh Your Heart Makes <신데렐라>
Beauty and the Beast <미녀와 야수>
You'll Be In my Heart <타잔>
Under the Sea <인어공주>
Prince Ali <알라딘>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겨울왕국>
Let it GO <겨울왕국>

Theme2 / 스튜디오 지브리 OST

언제나 누군가가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바다가 보이는 마을 <마녀배달부 키키>
너를 태우고 <천공의 성 라퓨타>
언제나 몇 번이라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루즈의 전언 <마녀 배달부 키키>
이웃집 토토로 <이웃집 토토로>
아시타카의 전설 <원령공주>
벼랑 위의 포뇨 <벼랑 위의 포뇨>
인생의 회전목마 <하울의 움직이는 성>

애니메이션 첼로 페스티벌

솔직히 처음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냥 디즈니와 지브리라는 제목에 이끌렸던 것도 사실이다. 
평소 잘 들을 일이 없던 첼로가 메인이라는 콘셉트에 궁금증이 생겼던 이유도 있다. 

그래서 시작할 때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었는데, 이게 웬걸.
도입부부터 나를 놀라게 만든 건 내가 생각해 왔던 첼로연주와 그 모습이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나는 첼로를 손으로 두들겨 타악기처럼 표현하거나 이렇게나 빠르게 속주가 가능하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거기다 중간중간 손가락을 튕겨 추임새를 넣기도 하는 걸 보면서 마치 첼로가 만드는 아카펠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첼로의 연주는 다채로웠고 신기했다. 가슴 밑바닥까지 내려갔던 낮은음이 바이올린 못지않게 높이 올라갈 때면 바이킹을 탈 때의 기분처럼 가슴이 울렁거리고 두근거렸다.

내가 첼로를 너무 얕잡아 봤다.
자신의 몸 만한 첼로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아름다운 선율과 화음을 만들어 낼 때의 감동을 아마 잊지 못할 거 같다. 특히 독주 연주자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함께할 연주를 기다리던 첼리스트 단원분들의 얼굴도 기억에 남는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10인의 첼리스트 뒤에서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소리에 재미있는 소리를 첨가해 주던 타악기 연주자였다.

무려 5~6가지의 악기를 혼자서 도맡아 했는데 곡에 따라 이리저리 악기를 바꾸던 모습이 멋진데 왠지 웃음이 나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마지막 한 음을 치기 위해 트라이앵글을 가만히 들고 서 있는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는 것도. 

2시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 조금 아쉬웠지만 무려 3번 넘게 다시 무대로 돌아와 인사와 앙콜곡을 들려주던 연주자 분들 덕분에 그 아쉬움마저 즐거움이 되었다. 

공연 중반에 갑작스레 들이닥친 관객과 한 곡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수부터 치던 사람이 있어 살짝 기분이 별로였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집중하며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준 연주자분들에게 감사를 큰 박수를 보낸다. 

디즈니vs지브리 OST 하이라이트 메들리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