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광주에 볼일이 있어 가게 되었다.
중간에 비는 시간이 생겨서 시내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소마 드로잉 카페'
그런 카페가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었는데 갑자기 만나게 되니 살짝 고민이...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호기심에 져버렸다.
입구에서부터 아트 아트 한 느낌을 받아가며 내려가 보니 방문했던 사람들의 작품을 남겨둔 것인지
다양한 그림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긴 전부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진다.
드로잉을 할 캔버스 사이즈 하나를 선택한 후 사이즈에 맞는 다양한 그림 도안을 볼 수 있는 책자가 마련되어 있었다. 시간은 2시간 주어지는데 뒤에 대기자가 없으면 자유 연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캔버스 옆에 보니 시간 내에 완성을 못해도 재방문 시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거 같다.
크기별 그림 종류가 상당히 많다. 휙휙 넘겨보면서 끌리는 그림을 골라 그리면 될 거 같다.
나는 처음 방문한 거라 혹시 시간을 못 채울지도 모르기 때문에 캔버스를 소자로 선택하고, 당연히 고양이 덕후답게 고양이 도안을 선택했다. 사실 쉬울 거 같아서 선택했는데 나중에 좀 후회가 된...(이유는 뒤에..)
드로잉을 하면서 마실 음료를 구매하고 나면 카운터 옆쪽에 마련된 앞치마 중에 맘에 드는 걸로 골라 입고 자리로 안내받는다. 이미 물감들이 많이 묻어있어 앞치마만 걸쳐도 마치 화가가 된 듯한 느낌..
주말인데도 다행히 자리가 바로 있어서 안내받은 번호로 이동하는 중 주변을 들러보니 다들 그림에 집중해있어 사람이 지나다녀도 신경도 안 쓴다. 왠지 모르지만 작게 이야기하며 작업을 하고 있으니 카페에 사람이 많은데도 조용한 분위기다. 시끄럽지 않아 집중해서 그림 그리기 좋을 것 같았다.
여긴 벌써 크리스마스가 온 듯한 풍경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더 따뜻해 보이는 거 같기도 하고..
드로잉을 하다가 추가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싶다면 테이블에 따로 구비되어 있으니 사용하면 된다.
오일 파스텔, 마카, 색연필, 흰색 물감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내가 지정받은 3번 자리. 따로 파티션으로 막혀있어 그림 그리는데 집중이 더 잘될 거 같았다.
색 조합에 필요한 설명과 붓, 물통, 팔레트가 준비되어 있었고, 뒤이어 직원분이 새 아크릴 물감을 가져와 주었다. 주문한 음료도 금방 나와서 한 모금 마시면서 어떤 순서로 그려나갈지 곰곰이 생각했다.
예전에 수채화 물감만 써봤는데 아크릴 물감은 처음이라 사용하기가 마냥 쉽지는 않았다. 물을 많이 섞으면 많이 묽어져서 조금씩 묻혀서 했는데 그러니 또 금방 굳어버려서 물 조절을 잘해야 했다.
내가 선택한 고양이 그림. 다시 봐도 너무 귀여워....
가이드라인이 그려진 캔버스와 컬러 샘플도 함께 가져다주었는데 샘플은 나갈 때 반납해야 한다.
마음을 가다듬고 드디어 그리시 시작!
필요한 색상이 몇 개 없어서 색깔 내는데 어려움은 없었는데, 그림이 단순하다 보니 오히려 더 신경을 써야 했다. 배경 여백에 빈 곳이 없도록 여러 번 덧발라야 완성도가 조금 더 높아지는 거 같다.
여기서부터 난제가 발생했는데,,,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다 보니 붓의 상태가 좋지는 않았다. 마지막에 검은색으로 라인을 넣어줘야 하는데 붓의 모양이 망가져있어 선이 삐져 나가지 않도록 한다고 엄청나게 집중해야만 했다.. 내 눈... 차라리 복잡한 걸 할 걸 그랬나 살짝 후회가..
진짜 집중해서 숨도 참아가며 하다 보니 가장 작은 캔버스를 선택했음에도 1시간 30분 가까이 걸렸다. 약간 인간승리 같기도 하고.. 내가 해내다니..라는 뿌듯함이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고양이 너무 귀엽고 난리..이렇게 온 힘을 쏟아가며 그리다 보니 애착이 갑자기 막 생기는 게 이런 게 드로잉의 매력 인가 싶다.
완성을 다하고 나오면 직원분이 가지고 갈 수 있도록 드라이기로 친절히 말려주신 다음에 봉투에 담아 주신다. 가져가기 전에 벽에 마련된 이젤 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어도 된다. 그냥 그림만 있는 거랑 배경과 함께 찍으니 내가 그린 건데 막 작품같이 느껴질락 말락 ㅎ
우연찮게 시간이 생겨서 하게 됐지만 왠지 모를 뿌듯함과 피곤함(?)을 경험했다.
광주까지 와서 해본 거지만 대구에도 혹시 있을까 하는 마음에 검색해봤더니 소마 드로잉 카페가 대구에도 있었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 모를 땐 전혀 안보이더니 뭐든 관심을 가져야 보이는가 보다.
집으로 돌아와 허전한 벽 한편에 올려놓으니 방 분위기가 달라 보인다. 이렇게 한 번씩 드로잉 카페에 가서 내가 그린 그림을 하나씩 가져와 집에 두는 것도 좋을 거 같다. 평소에 드로잉에 관심이 많거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면 드로잉 카페에 한 번 가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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