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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책 리뷰

[책 리뷰] 모순 - 양귀자 / 장편소설 추천 / 내 인생의 탐구 [결말포함]

by 나비서재 2022.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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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 제목 :  모순 

* 지은이 :  양귀자   /  *출판사 : 쓰다

* 키워드 :  삶, 행복, 불행, 죽음, 선택, 모순, 대립

* 한줄평 :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행복과 불행, 그 모순의 얼굴들

* 만족도 : ★★★★★


[책 리뷰] 모순 - 양귀자 / 장편소설 추천 / 내 인생의 탐구


□ 모순을 만나기 전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기를 추천했던 책이다. 소설은 자주 읽을 시간이 없어 미루다가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다.
간단명료해 보이는 '모순'이라는 제목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했다. 
과연 주인공 '안진진'이라는 인물의 인생에 어떤 모순이 있을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모순의 참 뜻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작가의 글에서 아주 천천히 읽어주기를 바랐듯 한줄한줄 꼭꼭 씹으면서 읽어보기로 한다.


■ 모순을 읽으며

주인공 안진진의 어느 날 아침. 
"더 이상 이렇게는 살 수 없어. 내 인생에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라는 다짐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냥 그렇게 흘러가듯 살아온 자신의 삶에 위기감을 느꼈던 것인지 그 다짐을 수행하기 위해
그동안 깊숙이 묻어두었던 엄마와의 기억을 꺼내어 보기로 한다.

악착같이 불행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엄마와 늘 여유롭고 평화로운 행복 가득히 살아가는 쌍둥이 이모.
이 두 사람의 인생을 비교하며 자란 안진진은 자신과 결혼할 사람을 선택하기 위해 '김장우'와 '나영규' 
두 남자 사이를 저울질하고 있다. 

어릴 적 자유를 찾아 떠나버린 아버지, 자신은 멋진 조폭이 되는 게 목표인 듯 허구 인생을 사는 동생 진모.
여전히 시장에 매여있는 엄마 사이에서 자신의 인생을 다시 되찾기로 한 안진진
그녀 주변으로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진다.
자신의 비둘기(애인)를 위해 폭력으로 교도소에 가게 된 진모,
새로운 손님 받기를 준비해 일본어를 배우는 엄마,
두 사람 사이를 줄타기하는 안진진.
그에 비해 이모는 여전히 아름답고 평화롭고 행복해 보인다.

그러던 중 오 년 만에 아버지가 돌아왔지만 예전의 낭만 가득했던 모습이 아니다.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버지 때문에 배신감을 느낀 안진진.
엄마는 그런 아버지로 인해 또다시 삶에 대한 열정이 끓어 넘친다.

자신을 착한 사람으로만 있고 싶게 하는 낭만적인 '김장우'
안진진의 솔직한 모습, 부끄러운 모습을 다 드러낼 수 있지만 너무나 계획적인 '나영규'
이 두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던 안진진은 결국 자신을 속이며 살지라도 감동을 주는 '김장우'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 무렵 뜻밖의 소식이 전해진다.
이모의 죽음이었다. 
늘 행복하고 그늘 없어 보이던 이모에게도 불행은 있었던 것일까. 
아니 그늘을 보았지만 이모의 불행은 깊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했었을지도 모른다.

그 죽음을 통해 안진진은 인간의 삶엔 행복과 불행이 적절히 섞여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제야 이모와 엄마의 두 삶을 어느 정도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인생 다짐을 했던 1년 전에 대한 결론으로 결국 '나영규'와의 결혼을 선택한 안진진.
만약 행복과 불행을 가진채 살아가야만 한다면 그나마 자신이 선택한 행복과 불행을 가지기로 한다.
그 선택이 비록 어떤 결말을 자신에게 가져다 줄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 모순은

인간의 삶이란 무엇일까
잘 살고 못살고의 기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자신이 보고 느꼈던 감정이 기반이 되어 인생의 길을 선택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엄마와 이모의 삶을 보며 김장우와 결혼한다면 엄마의 삶.
나영규와 결혼한다면 이모의 삶과 비슷한 결을 찾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모의 죽음을 통해 김장우를 선택하려 했지만 결국 이모의 인생을 통해 나영규를 선택하게 된 것일까?

인생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 한 그저 보고 들은 것만으로는 알 수는 없다고 다시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실수를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자신의 인생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그에 걸맞은 불행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삶의 모순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안진진이 비록 나영규를 선택했지만 잘 살거라 생각하고 있다.
이모와 엄마의 두 삶의 모습을 모두 가진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모순을 읽으면서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의 가사를 함께 보기를 추천합니다.
예전에 그냥 흘려들었던 노래가 이 책을 통해 다시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 모순 속 글귀

P.152
쓰러지지 못한 대신 어머니가 해야 할 일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극대화시키는 것이었다.
소소한 불행과 대항하여 싸우는 일보다 거대한 불행 앞에서 무릎을 꿇는 일이 훨씬 견디기 쉽다는 것을
어머니는 이미 체득하고 있었다.

P.173
삶은 그렇게 간단히 말해지는 것이 아님을 정녕 주리는 모르고 있는 것일까.
인생이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악을 선택하게 만들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모순과 손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주리는 정말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P.295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하게 보였던 이모의 삶이 스스로에겐 한없는 불행이었다면,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에게 불행하게 비쳤던 어머니의 삶이 이모에게는 행복이었다면,
남은 것은 어떤 종류의 불행과 행복을 택할 것인지 그것을 결정하는 문제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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